AD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20일 세상을 떠난 고(故) 김홍일 전 의원과 고인의 아버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회고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동교동계' 인사로 김 전 대통령 부자를 가까이서 봐온 인물이다.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 의원은 "김 전 의원은 고문 후유증으로 거의 30여 년 동안 활동이 제약되고, 마지막 15년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불행한 생활을 하시다 가셨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공안 당국에 모진 고문을 당해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며 파킨슨병까지 앓았다.
특히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 동반자이기도 했던 장남 김 전 의원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었다고 전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내가 왜 정치를 했던가, 내가 왜 대통령이 되었는가. 결국 나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우리 아들들, 특히 우리 큰아들 홍일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져서 살 수가 없다"라고 말해왔다.
정치인으로서의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만, 김 전 대통령은 자신 때문에 고문을 겪은 아들에게 애잔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 집권 5년간 김 전 의원은 거의 혼자서 일어나거나 걷기 어려웠고, 언어가 굉장히 불편했다"라며 "김 전 의원이 자기 정치적 전망에 대해 말씀을 하시면 대통령님이 좀 못 알아들으셨다"라고 돌아봤다.
이에 김 전 의원의 말을 비서실장이던 박 의원이 서류로 전달받았다. 박 의원은 "그걸 대통령님께 보고를 드릴 때도 있지만 안 된다고 했던 적도 있기 때문에 (김 전 의원에 대해) 굉장히 미안한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전날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일화를 올려 "홍일아, 미안해. 내가 좀 더 친절하게 했어야 했을걸"이라고 말하면서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이희호 여사의 소식도 전했다. 박 의원은 "(이희호 여사님이) 올해 만 97세다. 건강이 안 좋아진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위독하다는 말도 맞을 수 있고, 위독하지 않다고 해도 맞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희호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의 별세 소식을 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어제 병문안을 하러 갔는데 주무시더라. 손을 잡고 '사모님, 박지원입니다, 박 실장이요' 그랬더니 딱 눈을 뜨시고 '왔어요?' 그러고 몇 마디 하시는 걸 보면 어제는 좋으셨다"라고 덧붙였다.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에 몸 바친 김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의회와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 뉴시스, YTN]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