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똑 닮은 인생역정...김홍일 전 의원 별세

아버지와 똑 닮은 인생역정...김홍일 전 의원 별세

2019.04.22. 오후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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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지난 20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71세의 나이였습니다.

군부독재와 맞서 싸우며 고초를 겪은 여파로 오랫동안 병마와 싸워왔던 터라 그의 타계가 더욱 애달프게 느껴집니다.

김홍일 전 의원의 삶은 아버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생 역정과 똑 닮았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을 조작하려던 신군부는, 김 전 의원에게 모진 폭행과 고문을 가했고, 당시 후유증은 파킨슨 병으로 남아 평생 김 전 의원을 따라다녔습니다.

고인은 생전 자신의 책에서 끔찍한 기억을 회고하며 "대통령의 아들은 '명예'라기보다는 '멍에'"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생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자서전에 "오로지 아버지가 김대중이라서 (김 전 의원이) 두들겨 맞았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든든한 정치적 동반자이기도 했습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3선을 했습니다.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지만 2006년, 나라종금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이듬해 특별사면되긴 했지만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지난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눈에 띄게 야위고 거의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은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종 순간에도 '아버지' 세 글자만을 간신히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굴곡진 현대사와 인생을 함께하며 자갈밭을 걸었던 김 전 의원.

민주화에 헌신했던 고인의 장례는 나흘간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국가보훈처는 심의위원회를 열고 광주 5·18 국립묘지 안장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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