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구호 대신 경제건설...달라진 북한?

반미구호 대신 경제건설...달라진 북한?

2018.09.10.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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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대진 /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앵커]
어제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은 예전과 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또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어제 열병식 행사를 진행한 북한, 하루가 지나서 오늘 녹화된 영상을 내보냈습니다. 위원님, 어떤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전통적으로 북한의 열병식이라는 건 일종의 대내외적인 무력시위의 성격도 지니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대내적인 시위는 분명히 했어요, 인민들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데 대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지금 최근의 미북 간의 대화 재개 움직임이라든가 이런 것을 신경 썼다라는 느낌이 있는 게 첫 번째는 이런 겁니다. 많은 언론에서 다뤘지만 미국을 자극할 만한 무기체계, 무엇보다 직설적으로는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ICBM이라든가 중장거리 미사일들이 이번 퍼레이드에는 등장하지 않았고요. 이게 특히 2월에 건군절 퍼레이드랑 비교를 해 보면 명확하게 드러나죠.

그다음에 두 번째는 실질적으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연설을 하지 않고 그다음에 연설 내용도 기존에는 북한이 이룩한 혁명무력의 건설을 주로 강조하는 쪽이었거든요.

이번에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한 연설 내용을 보면 혁명무력에 대한 언급도 있지만 이제 경제 건설에 매진해야 된다, 이걸 굳건하게 뒷받침해야 된다, 이런 내용들이 또 들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외적인 메시지를 상당히 신경을 쓴다라고 볼 수가 있고요.

그러나 또 하나 얘기는 결국은 앞으로 북한 비핵화가 들어선다고 해 더라도 이제 조금 이따 자세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마는 남북한 간 군비통제 측면에서 가야 할 길이 앞으로 꽤 많구나 하는 걸 보여준 거예요.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게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과 같은 대량살상무기에만 주로 집중적으로 했다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은 이번에 열병식, 특히 2월달 건군절 열병식과 결합해서 볼 때는 재래전력 증강도 우리만큼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게 이번 열병식을 통해서 또 드러났죠.

[앵커]
지금 일단 내용적인 측면에서 예전과 어떻게 달랐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짚어주셨는데. 열병식 행사를 녹화해서 다음 날 보여줬다, 이것도 또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보통 녹화를 했다고 하는 것은 메시지 관리를 한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특별히 행사를 일단 다 치른 다음에 혹시 모를 사고 여부도 있을 수 있고. 그리고 이런 경우 이런 시나리오도 전문가들이 예측을 했습니다. ICBM이나 이런 것을 대내적으로는 하고 녹화해서는 또 빼고 그런 이야기들도 분석들도 나왔었는데 어쨌든 녹화를 한다라고 하는 것은 사전에 시나리오를 짜고 메시지 관리를 각별히 한 다음에 자신들의 의사를 전 세계에 내보내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뭐가 달라졌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저희가 이전에 있었던 열병식 당시 상황의 영상을 준비했는데 이전의 열병식 그리고 이번 열병식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발언 내용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김정은 / 北 국무위원장 : 오늘의 열병식은 세계적인 군사 강국으로 발전된 강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상을 과시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조선반도 주변에서 부산을 피우고 있는 현 정세 하에서 인민군대는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싸움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침략자들이 신성한 우리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0.001mm도 침해하거나 희롱하려 들지 못하게 하여야 하겠습니다. 지구상에 제국주의가 남아 있고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조국과 인민을 보위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강력한 보검으로서의 인민군대의 사명은 절대로 변할 수 없습니다.]

[김영남 /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 공화국의 종합적 국력과 지위가 비상히 높아지고 주체의 사회주의 위엄이 새로운 단계에 올라선 역사의 분수령에서 조선노동당은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전략적 도전을 개시하였습니다. 일꾼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당의 결의에 더욱 굳게 뭉쳐 공화국의 정치 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다지며 자력갱생 정신과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사회주의의 전면급 부흥을 위한 경제건설 대진군을 힘있게 다그쳐 나아가야겠습니다.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앵커]
먼저 지난 2월에 있었던 건군절 당시 연설 모습 그리고 어제 있었던 열병식에서의 연설 모습을 비교해 보셨습니다. 위원님, 일단 연설을 하는 인물이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지금 연설 인물이 바뀐 것은 제가 보기에는 건군절 열병식 자체를 주도한 게, 이것 자체를 총괄 책임한 게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었다라는 인상을 대외적으로 주고 싶은 느낌이 분명히 있는 것 같고요.

[앵커]
9.9절의 열병식이요?

[인터뷰]
그리고 이미 건군절을 통해서 위력은 보여준 것이죠. 그리고 그때 혁명무력 완성했다라고 했거든요, 대량살상무기 포함해서. 그러니까 이제 그 부분을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고요. 무엇보다 지금 최근에 우리 특사단 방북 이후에 분위기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미북 간의 이견 해소, 특히 비핵화 관련해서 이견에서는 가야 할 길이 멀거든요.

그런데 최소한 이번에 보여준 건 북한 입장에서 보여준 메시지는 이거예요.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견이 있거나 갈등이 설사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먼저 판 깼다는 소리 듣지는 않겠다. 알아서 해 봐라 이거예요. 우리는 지금 그렇게 과격한 행동을 취할 의사가 없다라는 걸 보여준 거고요.

그다음에 지금 역시 이것도 일종의 간접적인 대미 메시지라고 볼 수 있는 게 건군절 열병식에서는 미국에 대한 적대감, 적대의식이 거의 거리낌없이 노출이 됐거든요. 이번에는 이걸 상당 부분 지금 눌러두고 있는 거죠.

[앵커]
어제 있었던 연설의 내용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연설 내용을 보면 군사강국으로는 이미 진화했다, 이제 경제 건설에 나서야 된다, 여기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이거든요.

[인터뷰]
맞습니다. 어제 메시지를 두 단어로 요약하라고 하면 평화 그리고 경제, 그 두 단어인데. 특히 경제와 관련된 언급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죠. 이건 경제 관련된 언급들을 한다는 것은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일관된 메시지죠. 올해 특히 조선노동당에서는 핵경제병진노선에서 경제개발 총력을 다할 것에 대하여 결정문도 채택을 하고 노선을 바꿨죠, 전략적인 노선을. 그래서 그것을 대내외적으로 확인하는 메시지를 내보낸 겁니다.

이게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연설을 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바로 그 옆에 있었고 또 전 세계는 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이것을 또 해석하는 거죠,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메시지가 아니라. 단일된 메시지가 나오는 것인데 경제건설에 대해서 우리는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고 또 밑으로는 또다시 일관된 비핵화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 지금 차 박사님 잘 말씀해 주신 것처럼 본인들이 이 판을 깨는 것은 아니고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계속 이 국면을 이끌어나가겠다고 하는 의지를 확인시켜준 메시지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어제 열병식에서는 리설주 여사가 보이지 않았다, 이것도 기사화되기도 했는데. 이후에 집단 체조 공연에 참가했다, 이 얘기가 또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그러니까 지금 매번 모든 행사에 동반하고 나타나는 건 아니에요. 그동안 주로 동반을 하고 나타나는 게 대외적으로 언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이 되어 있을 때, 이런 때 그동안 정상 국가 지도자로서의 김정은 위원장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 많이 등장을 했는데요. 지금처럼 다른 행사가 있을 때 이걸 억지로 만들지는 않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앵커]
지금 행사의 여러 가지 모습에 대해서 저희가 얘기를 해 보고 있는데 어제 행사에서는 5년 만에 집단 체조가 선을 보였다, 이런 얘기도 있고 오륜기, 드론쇼... 저희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오륜기, 드론쇼가 있었지 않았습니까? 이걸 또 연상케하는 드론 퍼포먼스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데도 다 어떤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 이런 해석도 있거든요.

[인터뷰]
과거에 체제 경쟁하던 식으로 따지면 우리가 평창에서 드론 띄웠으니까 똑같이 드론 띄웠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이미 대집단 체조를 하기 전에 노동신문을 통해서 북한이 예고한 것이 현대과학기술의 집대성을 보여주겠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 그게 드론이나 레이저, 영상, 미디어아트가 총괄적으로 나오는, 지금 저기 나오는 장면인데. 저런 장면이 연출된 것인데. 한 1만 7490명 정도가 동원이 됐다고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그렇고.

그리고 특이한 게 영어와 중국어 섹션도 있어요. 자주와 평화와 같은 단어들을 영어와 중국어로도 같이 섹션으로 보여주고. 이게 대외적으로 본인들은 변화하는 사회주의 조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죠. 그리고 장면들이 대형 화면에 나오지 않습니까?

거기에 변화의 시대, 오늘과 다른 내일 그런 구호들도 크게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역시 빠지지 않고 나왔던 구호는 그 와중에 자력갱생이라고 하는 구호도 빠지지 않고 나왔습니다.

변화하는 사회주의 조선이지만 역시 우리가 자력갱생이라고 하는 기본적인 원칙들을 가지고 이 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주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하는 의지들을 보여주었던 집단체조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월달까지 계속될 건데 계속 외신보도를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가 어제 북한의 정권수립일 기념 행사가 이전과 어떻게 달랐는지 이 부분을 짚어보고 있는데 이 열병식에서 선보였던 무기들도 이전과는 많이 달랐다, 그래서 또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직접 보고 오겠습니다. 과거 열병식 장면과 그리고 어제 행사를 비교해 봤습니다. 위원님, 일단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 등장하지 않은 것을 두고 많이 해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ICBM만 등장을 안 한 게 아니에요. 제가 자료화면을 보니까 조금 오류가 있던데 화성-12형은 북한 스스로에게는 대륙간탄도로켓이 아니라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미 본토뿐만 아니라 하와이나 괌 정도 위협할 수 있는 것도 싹 이번에는 열병식에서는 어쨌든 나오는 영상상으로 지금 치워버린 거예요.

[앵커]
중거리미사일도 등장하지 않았다?

[인터뷰]
중장거리미사일도 등장을 하지 않았어요. 그 대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완전히 빈빈 깡통은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한테 대량살상무기만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한테는 이런 무기들도 있다는 신형 무기들을 나름대로 선보였거든요.

[앵커]
어떤 게 있습니까?

[인터뷰]
대표적인 것이 8연장의 이 대전차로켓을 탑재한 신형 장갑차라든지 아니면 콜드런치가 가능한 함대함 미사일, 또는 함대집미사일, 이것도 선보였고요. 그다음에 지금 신형 152mm 방사포 이것도 선을 보였거든요. 재미있는 것들이 한번 보면 이른바 얘기하면 불새라고 불리는 우리 쪽 코드네임, 한미 쪽 코드네임은 KN-06인데요. 불새라고 불리는 지대공 미사일, 그다음에 우리의 전차 전력을 대응하기 위한 대전차 미사일, 아까 말씀드린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신형 장갑차 그리고 기존에 있던 장사정포보다 구경은 작지만 보다 신속하게 발사가 가능한 152mm 자주포. 이게 전부 뭘 얘기하냐면 재래전력 부분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국방개혁이라든가 군사력 건설을 북한도 그동안 신경을 써왔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재래무기는 절망적인 수준에서 그냥 내버려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우리도 충분히 틈새를 공략할 만한 전력을 건설하고 있다라는 걸 자기 인민들한테 얘기하는 것도 있겠습니다마는 우리 쪽에 대해서 간접적 메시지를 던지는 거고요.

이 무기가 무기 자체로 가지는 의미가 중요한 게 이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무기예요, 군사전문가들 입장에서 보면. 대표적인 게 152mm 자주포 같은 경우에는 이게 중국제를 상당히 많이 닮았다라고 얘기하고요. 아까 얘기한 대전차로켓 탑재 신형 장갑차 같은 경우에도 중국재하고도 비슷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중국이 직접 수출했다는 보장이 없어요. 왜냐하면 중국도 그동안 이런 제품들을 과거의 동유럽 국가들이나 이런 쪽에 수출을 한 전력이 있거든요. 어쨌든 우회해서 부품이 들어와서 조립할 수도 있는데 이 무기들이 완전히 그동안에 여러 가지를 보면 북한이 순수 국순화했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그러니까 상당한 부품들이 외국에서 들어왔는데 이게 지금 북한이 국제 제재 중이잖아요. 과연 국제 제재가 제대로 작동이 되고 있는가. 특히 중국의 대북 제재는 지금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를 이제 한번 또 갸웃거리게 만드는 거고요.

세 번째는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 들어선 이후 선군의 구호가 거의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 퍼레이드를 보면 결코 군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결국 군을 찍어누르고는 있지만 여전히 믿지는 못하는 거거든요. 그러려면 먼가 과실을 나눠줘야 돼요.

그런데 사실은 핵이나 미사일 같은 대량살상무기보다 저런 재래무기의 현대화야말로 일반적으로 군대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이익이라고 간주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군대하고의 공생관계, 이런 거는 선군의 구호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지속할 수밖에는 없고 그게 북한이 지니고 있는 잠재적인 딜레마라는 것도 은연중에 보여준 거예요.

[앵커]
군 입장에서는 저런 재래식 무기가 이익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되나요?

[인터뷰]
일단은 저것이 직접적으로 야전 지휘관들의 통제하에 들어가는 무기들이에요, 핵이나 미사일과는 달리요. 그다음에 두 번째는 결국은 핵이나 미사일 같은 경우에는 이게 민관기술이 총 집약이 돼야 되는 기술이거든요. 미사일 같은 경우에는 인민경제비로 계상해 놓고 알루미늄 관 사다가 알루미늄 합금 관으로 미사일 만든단 말이에요. 다시 말해서 민수 부분하고 군수 부분이 나눠먹는 부분들이에요. 그런데 이런 재래전력 부분들은 순수하게 군수경제의 영역이거든요, 이른바 제2경제라고 얘기하는.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무기들 관련해서 주체 무기다,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하더라고요. 좀 낯선 표현이기도 한데 어떤 의미가 있는 표현인가요?

[인터뷰]
일단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 들어서 새로 등장한 신무기들을 대부분 주체무기라고 부르는데 이건 뭐냐하면 북한 스스로 주장하기에는 다른 해외의 기술이나 이런 것을 도입하거나 다른 무기 체계를 카피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북한이 강조하는 게 아까도 나왔지만 자력갱생이잖아요. 스스로의 능력하고 기술력을 가지고 만들어낸 그리고 그 안에는 부각시키기 위한 다른 게 있어요. 세계적인 수준의 무기, 이걸 얘기하고 싶은 거죠.

[앵커]
김정은 정부 체제에서도 군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자력갱생이 가능하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인터뷰]
은연중에 보여주려고 하는 거예요.

[앵커]
그런 열병식이었다, 이렇게 해석을 해 주신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교수님, 그러면 이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보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해석을 해 봤으면 좋겠는데 미국과의 대화에 앞으로 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이런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일단 해석이 되고 있거든요.

[인터뷰]
전반적으로 메시지 관리를 딱 했다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ICBM를 지금 단계에서 내보이면서 미국과 지금 대화가 중요한 국면인데 거기서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는 없다라고 판단을 하고 이번에 ICBM이나 전략무기들은 선보이지 않은 것이고. 그리고 열병식이라고 하는 성격을 잘 한번 생각을 해 봐야 됩니다.

군사퍼레이드라고 하는 것이 무력시위의 의미들도 있지만 우리 같은 자유주의국가에서는 국민적 축제의 의미도 사실 좀 있잖아요, 그렇죠? 국제 관함식 같은 것, 우리도 제주도에서 합니다마는 전 세계의 함정들 초청해서 우리 군의 위용도 뽐내면서 동시에 평화와 안보를 위한 우리의 협력의 자세들을 보여주는 그런 걸 국제 관함식도 있고. 그리고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개선문에서 외국 군대까지 초청해서 매해 개선문 퍼레이드를 벌이죠. 그런 군사퍼레이드는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적 대축제의 기능을 또 하는데 올해 대내적으로 그나마 조금 실험적으로 그걸 시도를 한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북한군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재래식 무기들을 선보이면서 원래 군이 가지고 있던 어떤 위용과 자산들은 기본적으로 보이면서 동시에 ICBM 같은 전략무기는 보이지 않음으로써 대외적인 메시지는관리하는. 그러니까 군사적 의미와 외교적 의미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차원에서 행사를 기획하고 이번에 치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저기에 시진핑 주석이 자신들의 계산대로 왔으면 훨씬 더 좋은 외교적인 상징 효과가 있었겠죠. 하지만 원하는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결코 빠지지 않는 행사를 치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시진핑 주석 관련해서 얘기를 해 주셨는데. 시진핑 주석이 가지는 않았지만 리잔수 상무위원장이 방북했습니다. 열병식 당시에 이 두 사람의 모습, 김정은 위원장과의 모습을 보면 상당히 친밀해 보이거든요.

[인터뷰]
맞습니다. 귓속말도 나누고 자료화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잘 보셨겠지만 둘이 손을 잡고 맞잡고 올리고 하는 그런 모습들이 있는데. 원래 북한에게 전달하려는 건 거기에 시진핑 주석을 모시고 싶었겠죠. 그런데 그게 안 되고 리잔수 상무위원장이 왔지만 중국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죠. 특히 2015년에는 서열 5위인 류윈산이 갔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서열 5위 정도가 가지 않겠나,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서.

그런데 그것보다는 조금 더 급을 높여서 서열 3위가 직접 평양에 가고 서열 4위 왕양은 북경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서 연회에 참석하는... 서열 3, 4위가 동시에 출동을 하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예우는 중국 측면에서는 다 했다. 지금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 발표한 5주년이라서 되게 바쁜 시기거든요. 사실 시진핑 주석이나 상무위원단이 움직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시간을 빼서 평양까지 가고 또 방북단까지 중국으로서도 최대한 예우를 하고 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직접 찾지 않은 것을 두고 해석을 해 주셨는데 일부에서는 미국을 좀 의식한 것 아니냐, 이런 추측도 나오고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그런 관점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북한이 열병식에서 실질적으로 이번과 같이 미국을 확실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라는 것을 사전에 얘기를 했더라도 지금 일단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북한에 대해서 본인의 대북 정책이 무엇인가 실패했다거나 뭐가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게 금물이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는 본인은 상당히 뭘 이뤘는데 만약에 국내에서 비판이 들어오면 누군가가 훼방을 놓고 있다라는 걸 자꾸 얘기하고 싶어하거든요.

그런데 북한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건 판 깨자라는 얘기란 말이에요. 북한도 마찬가지지만 미국도 현 단계, 특히 중간선거까지는 지금 판 깰 단계가 아니거든요. 그럼 결과적으로 화살이 누구로 향하겠어요? 결국 배후설에 중국을 놓는 건데 쓸데없는 잡음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라고 일대일로 회의도 있지만 시진핑 주석도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러면 미국의 반응은 어떤지 이것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미국은 어쨌든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가고 북중관계가 북미관계보다 앞서나가는 것을 일단은 막았죠. 그리고 폼페이오 장관이 재방북을 할 때 취소 결정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참 명시적으로 얘기를 했죠, 비즈니스맨처럼 아주 직설적으로 얘기를 했는데 북한과 우리 사이는 참 좋은데 중국이 우리 미중 사이에 있는 일 때문에, 무역전쟁 때문에 참 많은 방해를 하는 것 같다는 취지의 얘기를 몇 번에 걸쳐서 했습니다.

이게 참 그렇게 대통령이 얘기하는 게 쉽지가 않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공개석상에서 몇 번씩 얘기하면서 결코 북중관계가 나아지는 데 꽃길 깔아주는 게 아니라 거기에 재를 깔아주는 것을 했고.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어쩌면 가고 싶었는데 못 가는 상황이 됐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 최고지도부의 입장에서는.

[앵커]
이제 북미 간에 정상회담이 어떻게 이뤄지게 될지 이것도 참 궁금한 부분인데요. 그 전에 일단 다음 주에 남북 간의 정상회담이 예정이 되어 있습니다. 오늘 청와대에서 200명 규모의 수행단을 꾸릴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일단은 5당 대표 전원을 초청하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아무래도 남북 간의 관계에 있어서 국회의 역할이 또 국회의 협조가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인터뷰]
그렇죠. 지금 판문점 선언 비준 문제도 걸려 있는 거고요. 무엇보다도 대북정책이라는 것이 결국은 매번 보면 대북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 이유가 이게 사실 여기에 대해서 강력한 정부 드라이브는 있지만 여기에 대한 국민적 합의라는 게 없었단 말이에요. 특정 행정부마다 본인들이 선호하는 정책 위주로 이것이 추진이 됐고 그다음에 뒤에서는 항상 잡음이라든가 반대 의견이 있었거든요.

이번에는 가능한 한 광범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중심으로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겠고 상징성을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보여주겠다는 게 대통령의 의지인 것 같고요. 그러기 위해서 결국 국민적 총의를 모으는 그리고 국론을 결집하는 하나의 상징이 결국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멤버들, 5당 대표들을 같이 평양으로 모시고 가는 거죠.

[앵커]
교수님, 그러면 마지막으로 간단히요. 국회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는 이번 3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평가해야 될까요?

[인터뷰]
남북관계의 제도화와 그리고 국민적 총의를 모은다는 차원에서는 판문점 선언의 비준동의를 추진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일 텐데 이걸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한다는 게 아무래도 약간 정쟁의 소지가 있고 약간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아요.

정부 입장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판문점 선언의 비준동의안을 가지고 간다면 비핵화를 포함해서 종전선언 등등에 대해서 판문점 선언 3조 4항에 비핵화의 당사자로 남한도 인정을 한 부분이 있거든요, 북한도 같이 인정을 한 것인데. 그 부분이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남북 경협만 얘기하는 게아니라 남북 사이의 비핵화 문제도 얘기할 수 있는 것을 명시적으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약속을 해 준 건데 그에 대해서 비준동의를 받고 우리는 총의가 모아졌다라고 하는 카드를 가지고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조금 더 설득할 수 있는 카드일 텐데 좀 그 부분이 약간 나사가 살짝 빠지지는 않을까. 큰 문제는 아닙니다마는 조금 우려는 됩니다.

[앵커]
일단 정치권에서는 정쟁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그렇게 해석이 되고 있습니다마는 일단 어제 북한 열병식이 이전과는 달랐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데. 다음 주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앞으로 북미 간의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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