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가 정상 회견 비교해보니...박 대통령 '기록적 불통'

주요 국가 정상 회견 비교해보니...박 대통령 '기록적 불통'

2016.12.30.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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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 정상이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은 공식 기자회견에 얼마나 성의있게 임하느냐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YTN 데이터 저널리즘팀이 올해 세계 15개 주요 국가 정상들의 기자회견 기록을 비교해봤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소통에 가장 소극적인 지도자 중에 한 명으로 꼽혔습니다.

이같은 폐쇄적인 소통 방식도 지금의 국정 혼란과 무관하지 않겠죠.

함형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 (3차 대국민 담화, 지난달 29일) :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 가지 경위에 대해서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고, 또 여러분들께서 질문하고 싶은 것도 그때 하시면 좋겠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3번의 담화, 그 이후에도 진실을 밝히는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없었습니다.

국가 정상의 소통 방식을 비교하기 위해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주요 국가 정상들의 기자회견 빈도와 형식을 조사했습니다.

국내 총생산 GDP가 세계 15위권에 들어가는 국가 가운데, 올해 국가 정상이 단독 기자회견을 가장 많이 연 나라는 캐나다, 호주, 독일의 순서였습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달 초까지 1년 동안 무려 41번이나 공식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대언론 소통을 활발히 했습니다.

호주 턴불 총리가 30번, 독일 메르켈 총리는 29번 회견을 열었습니다.

타운홀 미팅 형식의 시민 공개 토론회에 자주 참석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도 8번이나 열었습니다.

반면에 국가 정상이 기자회견을 가장 적게 연 나라는 인도, 중국, 한국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에 가진 기자회견 단 1번에 그쳤고, 중국 시진핑 주석은 1번만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인도 모리 총리는 한 번도 기자단과의 단독회견을 갖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지도자가 기자회견을 많이 연 국가에서는 질의 응답 방식도 더 자유로운 편이었습니다.

국가 정상의 회견문 내용을 조사해보면, 중국과 인도, 일본, 한국 4개국을 제외한 다른 11개 국가에서는 이미 질문한 내용에 대해 추가 질문이 이어지는 즉문 즉답이 가능했습니다.

사전 질문지를 받고, 추가 질문도 없는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방식과 대조적입니다.

[채영길 /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나쁜 국정 환경속에서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었고, 사실은 국정의 호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봤을 때는 국민과 쌍방향 소통을 부담스러워 하는 [대통령 본인의] 성향적 특성도 있지 않나….]

이런 소통 방식이 국회나 행정부와의 의견 교환은 건너뛰고 극소수의 실세 참모나 비선 실세에 의존하는 불통의 정치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의 물결이 광화문을 뒤덮은 2016년 겨울의 대한민국, 민심에 귀를 기울어야 할 국가 지도자와 정치권, 정부, 그리고 국민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해야 할 언론의 책무를 다시 한번 성찰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YTN 함형건[hkhah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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