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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정치분석] “유권자 설득, 형용사 대신 명사와 동사로”
- ‘레토릭(rhetoric)’이 아닌 '워드 샐러드(word salad)'가 승리
- 정치 엘리트들의 교묘한 언변, 대중들에게는 ‘극혐’ 대상
- ‘배상금적 성격의 치유금’, 대표적인 교묘한 거짓말
- 성공적인 비빔밥 공식, 형용사 대신 명사와 동사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12월 16일 (금요일)
■ 대담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콘텐츠와 데이터로 정치를 분석해 보는 시간, <데이터 정치 분석>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인 이규창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이하 이규창)>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오늘은 어떤 주제입니까?
◆ 이규창> 오늘은 정치인의 '연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16년 전 세계의 국민투표에서 승리한 사람들의 '연설'을 분석해 승리의 공식을 찾았습니다. 이 공식을 오늘 알려드리겠습니다.
◇ 최영일> 선거에서 승리하는 연설들에 어떤 공식이 있나요?
◆ 이규창> 브렉시트에서 승리한 쪽과 패배한 쪽, 미국 대선 승리한 트럼프와 패배한 힐러리 그리고 최근 지지율이 많이 오른 이재명 성남시장 사례까지, 공통된 포인트들이 있었습니다. 패배자들의 공통점을 보니까 과거에 하던 대로, 기존의 정치 공학에 충실했습니다. 즉, '정치적'이면 망한다.
◇ 최영일> 정치인들이 '정치적'이면 망한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인데요, 정치인들은 연설에 나름 프로들인데, 그들의 공식이 왜 안 통하는 걸까요?
◆ 이규창> '레토릭' 수사법, 이걸 잘 알아야 엘리트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 대중들이 '교묘한 언변'에 거부감을 나타냅니다. ‘야~ 말 잘한다! 품위 있게 잘 얘기했어.’ 라고 평가했던 말들이 대중에게는 '극혐'입니다. 심지어 '레토릭'이라는 제목의 책을 쓴 샘 라이스가 2016년을 레토릭이 안 먹혔다, 오히려 '워드 샐러드'(word salad)의 해였다고 반성합니다.
◇ 최영일> '워드 샐러드'. 단어를 샐러드처럼 버무렸다는 말인데, 단어가 막 엉켜서 헛소리를 늘어놓는 것 같을 때 쓰는 말 아닌가요?
◆ 이규창> 맞습니다. 트럼프의 앞뒤가 안 맞는 발언을 두고 여러 언론인, 지식인들이 경멸의 감정을 나타냈는데 문장 구성도 제대로 안 되고 단어들만 나열하는 것 같다는 비판을 하면서 샘 라이스는 '워드 샐러드'라고 지칭합니다. 그런데 말을 잘 못한다, 연설이 품위가 없다, 이렇게 비판했던 사람들이 대중의 공감을 얻고 선거에서도 승리합니다.
◇ 최영일> 말을 잘 못 한다, 연설문이 엉망이다. 이렇게 전문가들이 평가했는데 대중들은 왜 반대로 그런 연설에 호응한 거죠?
◆ 이규창> 대중들의 언어 능력, 수사학에 대한 교육 수준이 낮다. 아니, 그런 '문어체'를 더이상 쓰지 않는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정치인 엘리트들의 교묘한 언변에 대중들이 지쳤습니다. 요즘 청문회 답변도 그렇고 위안부할머니들 대신 일본과 협상했을 때도 그랬고, 엘리트들의 말들이 대중에겐 '극혐'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뭔데? 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건데?’라는 질문을 낳는 말들이 과거엔 말 잘하는 거였는데, 대중에겐 아니라는 겁니다.
◇ 최영일> 엘리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대중에겐 혐오감을 준다,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죠?
◆ 이규창> '유감'이란 단어가 대표적입니다. 엘리트들끼리만 사용하는 단어, 더 정확히는 현실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단어입니다. 누가 잘못해서 나한테 사과하는데 "유감이다."라고 하면, 이게 뭐라는 거야? 생각하지 않을까요? 유감은 '사과는 해야 하지만, 잘못을 인정해서 지게 될 책임은 지고 싶지 않을 때 사용하는 단어', 잘못했지만 내 책임은 아니야, 이런 뜻입니다. 이게 사과일까요? 사실은 사과가 아닌데 사과인 것처럼 보이려는 교묘한 거짓말에 가깝다는 겁니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배상금적 성격의 치유금'이 있습니다.
◇ 최영일>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런 사과, 이런 돈 필요 없다고 역정을 내셨죠. 정부에서는 이정도면 사과 잘 받은 거라고 하는데 정작 사과 받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니까요, 그럼 반대로 단어들이 주르륵 나열된 엉터리 같은 말인데 공감을 얻는, 그런 사례는요?
◆ 이규창> 문장이 아니라 단어, 어구를 나열하면 더 직관적이고 강렬하게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주로 슬로건은 완성되지 않은 문장인데요. 잘된 사례와 잘못된 사례를 말씀 드릴 테니 그 차이를 맞춰보세요. 여기에 또 하나의 공식이 숨어있습니다. 일단 잘못된 사례는 영국 브렉시트 투표 당시 eu 잔류는 “Stronger In”, 독립파는 "Take Back Control".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는 "Make America Great Again", 힐러리는 “Better Together”. 뭐가 문제였을까요?
◇ 최영일> 선거에서 진 쪽의 슬로건은 완전한 문장이 아닌데, 좀 모호하고 막연하다는 느낌이네요?
◆ 이규창> 바로 그것입니다. Word salad의 안 좋은 사례입니다. 멋을 부리려고 했습니다. 강렬하게 전달되는 방식을 택해놓고 메시지는 모호합니다. 대중에겐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태도, 방어적 태도로 읽힙니다. 반대로 잘된 사례는 이병헌의 '오늘밤 로맨틱 성공적', 박근혜 대통령 "통일은 대박이다."
◇ 최영일> 은유적이긴 한데 뜻이 분명히 전달되는데요. 문장이 아니어도 충분히 의사는 전달되는군요. 여기에 공식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 성공적인 연설의 비밀공식 알려주시죠?
◆ 이규창> 성공적인 단어 비빔밥 공식 첫째, 형용사 대신 명사와 동사를 사용하라, 둘째, 일상용어를 사용하라 입니다.
◇ 최영일>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규창>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레토릭(rhetoric)’이 아닌 '워드 샐러드(word salad)'가 승리
- 정치 엘리트들의 교묘한 언변, 대중들에게는 ‘극혐’ 대상
- ‘배상금적 성격의 치유금’, 대표적인 교묘한 거짓말
- 성공적인 비빔밥 공식, 형용사 대신 명사와 동사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12월 16일 (금요일)
■ 대담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콘텐츠와 데이터로 정치를 분석해 보는 시간, <데이터 정치 분석>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인 이규창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이하 이규창)>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오늘은 어떤 주제입니까?
◆ 이규창> 오늘은 정치인의 '연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16년 전 세계의 국민투표에서 승리한 사람들의 '연설'을 분석해 승리의 공식을 찾았습니다. 이 공식을 오늘 알려드리겠습니다.
◇ 최영일> 선거에서 승리하는 연설들에 어떤 공식이 있나요?
◆ 이규창> 브렉시트에서 승리한 쪽과 패배한 쪽, 미국 대선 승리한 트럼프와 패배한 힐러리 그리고 최근 지지율이 많이 오른 이재명 성남시장 사례까지, 공통된 포인트들이 있었습니다. 패배자들의 공통점을 보니까 과거에 하던 대로, 기존의 정치 공학에 충실했습니다. 즉, '정치적'이면 망한다.
◇ 최영일> 정치인들이 '정치적'이면 망한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인데요, 정치인들은 연설에 나름 프로들인데, 그들의 공식이 왜 안 통하는 걸까요?
◆ 이규창> '레토릭' 수사법, 이걸 잘 알아야 엘리트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 대중들이 '교묘한 언변'에 거부감을 나타냅니다. ‘야~ 말 잘한다! 품위 있게 잘 얘기했어.’ 라고 평가했던 말들이 대중에게는 '극혐'입니다. 심지어 '레토릭'이라는 제목의 책을 쓴 샘 라이스가 2016년을 레토릭이 안 먹혔다, 오히려 '워드 샐러드'(word salad)의 해였다고 반성합니다.
◇ 최영일> '워드 샐러드'. 단어를 샐러드처럼 버무렸다는 말인데, 단어가 막 엉켜서 헛소리를 늘어놓는 것 같을 때 쓰는 말 아닌가요?
◆ 이규창> 맞습니다. 트럼프의 앞뒤가 안 맞는 발언을 두고 여러 언론인, 지식인들이 경멸의 감정을 나타냈는데 문장 구성도 제대로 안 되고 단어들만 나열하는 것 같다는 비판을 하면서 샘 라이스는 '워드 샐러드'라고 지칭합니다. 그런데 말을 잘 못한다, 연설이 품위가 없다, 이렇게 비판했던 사람들이 대중의 공감을 얻고 선거에서도 승리합니다.
◇ 최영일> 말을 잘 못 한다, 연설문이 엉망이다. 이렇게 전문가들이 평가했는데 대중들은 왜 반대로 그런 연설에 호응한 거죠?
◆ 이규창> 대중들의 언어 능력, 수사학에 대한 교육 수준이 낮다. 아니, 그런 '문어체'를 더이상 쓰지 않는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정치인 엘리트들의 교묘한 언변에 대중들이 지쳤습니다. 요즘 청문회 답변도 그렇고 위안부할머니들 대신 일본과 협상했을 때도 그랬고, 엘리트들의 말들이 대중에겐 '극혐'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뭔데? 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건데?’라는 질문을 낳는 말들이 과거엔 말 잘하는 거였는데, 대중에겐 아니라는 겁니다.
◇ 최영일> 엘리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대중에겐 혐오감을 준다,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죠?
◆ 이규창> '유감'이란 단어가 대표적입니다. 엘리트들끼리만 사용하는 단어, 더 정확히는 현실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단어입니다. 누가 잘못해서 나한테 사과하는데 "유감이다."라고 하면, 이게 뭐라는 거야? 생각하지 않을까요? 유감은 '사과는 해야 하지만, 잘못을 인정해서 지게 될 책임은 지고 싶지 않을 때 사용하는 단어', 잘못했지만 내 책임은 아니야, 이런 뜻입니다. 이게 사과일까요? 사실은 사과가 아닌데 사과인 것처럼 보이려는 교묘한 거짓말에 가깝다는 겁니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배상금적 성격의 치유금'이 있습니다.
◇ 최영일>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런 사과, 이런 돈 필요 없다고 역정을 내셨죠. 정부에서는 이정도면 사과 잘 받은 거라고 하는데 정작 사과 받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니까요, 그럼 반대로 단어들이 주르륵 나열된 엉터리 같은 말인데 공감을 얻는, 그런 사례는요?
◆ 이규창> 문장이 아니라 단어, 어구를 나열하면 더 직관적이고 강렬하게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주로 슬로건은 완성되지 않은 문장인데요. 잘된 사례와 잘못된 사례를 말씀 드릴 테니 그 차이를 맞춰보세요. 여기에 또 하나의 공식이 숨어있습니다. 일단 잘못된 사례는 영국 브렉시트 투표 당시 eu 잔류는 “Stronger In”, 독립파는 "Take Back Control".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는 "Make America Great Again", 힐러리는 “Better Together”. 뭐가 문제였을까요?
◇ 최영일> 선거에서 진 쪽의 슬로건은 완전한 문장이 아닌데, 좀 모호하고 막연하다는 느낌이네요?
◆ 이규창> 바로 그것입니다. Word salad의 안 좋은 사례입니다. 멋을 부리려고 했습니다. 강렬하게 전달되는 방식을 택해놓고 메시지는 모호합니다. 대중에겐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태도, 방어적 태도로 읽힙니다. 반대로 잘된 사례는 이병헌의 '오늘밤 로맨틱 성공적', 박근혜 대통령 "통일은 대박이다."
◇ 최영일> 은유적이긴 한데 뜻이 분명히 전달되는데요. 문장이 아니어도 충분히 의사는 전달되는군요. 여기에 공식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 성공적인 연설의 비밀공식 알려주시죠?
◆ 이규창> 성공적인 단어 비빔밥 공식 첫째, 형용사 대신 명사와 동사를 사용하라, 둘째, 일상용어를 사용하라 입니다.
◇ 최영일>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규창>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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