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 폭발은 北 소행...北 목함지뢰 도발"

"DMZ 지뢰 폭발은 北 소행...北 목함지뢰 도발"

2015.08.10. 오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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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4일 아침, 비무장지대 DMZ 수색 작전에 나섰다가 부사관 두 명이 지뢰를 밟아 중상을 입었는데요.

군 당국은 폭발한 지뢰가 북한제 목함지뢰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우리 측 수색로에 지뢰를 묻었다는 건데,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국방부 연결합니다. 권민석 기자!

우선 사건 내용부터 정리해보죠.

[기자]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4일 아침 7시 40분쯤입니다.

경기도 파주 육군 1사단 작전지역인 비무장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했습니다.

군사분계선, MDL로부터 우리 측으로 440m 지점인데요.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고 침투를 저지하는 1차 저지선인 최전방 감시소초, GP 근처의 추진철책에서 지뢰가 터졌습니다.

이 사고로 23살 김 모 하사와 21살 하 모 하사가 다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군 당국은 현장에서 지뢰 파편 등을 수거해 정밀 조사를 벌였습니다.

[앵커]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 장병이 중상을 입었다는 게 군 당국의 조사 결과죠?

[기자]
국방부는 이번에 폭발한 지뢰가 북한제 목함지뢰라고 발표했습니다.

현장에서 수거한 잔해물 40여 개를 토대로 이런 결론을 내렸는데요.

북한제 목함지뢰의 나무 파편과 지뢰 격발에 쓰이는 공이, 용수철 등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군 당국은 사건 당시 1차와 2차 폭발이 있었으며 목함지뢰 3발이 터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뢰는 우리 수색대원들이 오가는 GP 추진철책 통문 북쪽과 남쪽, 양쪽에 묻혀 있었습니다.

통문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40cm, 남쪽으로 25cm 지점에 북측에 2발, 남측에 1발이 매설됐는데요.

수색대원들이 통문을 열고 북쪽으로 나가다 1차 폭발이 있었고, 부상을 하 하사를 통문 이남으로 옮기다 2차 폭발이 일어나 김 하사도 다쳤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북한의 도발로 규정했습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440m나 넘어와 우리 측 추진철책에 지뢰를 매설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원래 묻혀있던 지뢰가 유실돼 폭발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는 건가요?

[기자]
군 당국은 DMZ에 묻혀 있던 지뢰가 유실돼 폭발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폭발 현장의 경사가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아 유실됐다면 북측으로 지뢰가 유실됐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만에 하나, 우리 측 후방에 있던 지뢰가 유실됐더라도 통문 북쪽으론 넘어갈 수 없게 철제망이 설치돼, 통문 북측에서 2발이 터질 수 없다는 겁니다.

아울러 통문 양쪽에 지뢰 3발이 정교하게 묻혀 있는데, 과연 유실로 이처럼 인위적인 매설 형태가 나올 순 없다는 설명입니다.

폭발로 부상했던 당사자들도 현장에서 특이 사항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통문을 열고 나갔던 김 하사는 땅바닥이 깨끗했으며, 산사태가 난 흔적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북한군 소행으로 100% 단정할 수 있는 이른바 '스모킹건'은 없는 건가요?

[기자]
국방부는 사건 발생 직후 이 지역을 감시하는 열상 감시 장비, TOD 영상을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군이 우리 측으로 넘어와 지뢰를 매설하고 가는 현장이 기록되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에서 다소 떨어진 대대 본부 관측소에서 통문이 보이긴 하는데,

여름이면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감시 관측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북한군이 작정하고 우리 측에 지뢰를 묻으러 왔다면 이를 발견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군이 지뢰를 언제 매설했는지도 밝혀져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일단 북한군 GP 병력이 지난달 25일 교대를 했고요.

24일부터 26일까지는 이 지역에 150mm의 호우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군은 22일에도 이 지역에서 정상적인 수색 작전을 했습니다.

22일 이후 수색이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4일에 이뤄져서, 군 당국은 북한군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 사이에 지뢰를 묻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군이 병력을 교대한 25일 이후 이런 짓을 꾸몄다는 건데요.

목함지뢰 매설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딱 10분이면 모든 작업이 끝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번에 발견된 북한의 목함지뢰 어떤 것인가요?

[기자]
목함지뢰는 소나무 상자에 TNT 폭약과 기폭장치를 넣어 만든 대인 지뢰입니다.

무게는 420g, 길이 22cm, 높이 5cm 정도인데요.

1kg에서 10kg의 충격이 가해지면 폭발하게 돼, 사람이 밟으면 바로 터지겠죠.

나무 상자로 만들어져서 금속 지뢰탐지기에 잘 걸리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살상 반경은 최대 2m에 이릅니다.

앞서 군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목함지뢰 260여 발을 수거했으며, 이 지뢰 때문에 민간인이 죽거나 다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의 의도가 궁금한데요?

[기자]
이번 사건은 DMZ 내에서 이뤄진 사상 초유의 지뢰 도발입니다.

지난 1966년부터 이듬해까지 북한제 지뢰로 우리 측이 피해를 본 이후 무려 48년 만입니다.

이런 북한의 도발을, 군 당국은 의도적인 긴장 조성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연평도 포격처럼 공공연하게 도발하면 국제사회의 반발과 우리 측의 강력한 대응에 부닥치기 때문에,

이보다 은밀한, 저강도의 도발이 필요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도 되고, 이번 달 이뤄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앞두고 혼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부상한 장병들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사건으로 안타깝게도 20대 젊은 나이의 우리 장병 2명이 다리를 잃었습니다.

지뢰 2발에 노출된 하 모 하사는 두 다리를, 김 하사는 한쪽 다리를 잘라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군 당국은 사건 당시 수색대원 8명이 작전에 임했다고 했는데요.

장병들은 지뢰 폭발 당시 공격을 받고 있다고 느끼면서도, 신속하게 대응해 부상자 2명을 신속히 후송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일단 군 당국의 경계작전 실패로 규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이에 대해 군 당국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경계작전은 우리 측 남방한계선 철책을, 북한군이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고, 이보다 앞쪽인 GP의 역할은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고 수색하기 위한 것인 만큼, 경계 실패는 아니고 '감시 공백'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감정에 비춰보면 명백히 경계작전 실패라는 비판을 받을 법합니다.

물론 병력이 집중돼 있는 GOP와 달리 방대한 GP 철책까지 물샐 틈 없는 경계를 이어간다는 건 다소 가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GP가 북한군과 맞닿아 있는 최전선인 만큼, 경계에 소홀함이 있었음은 회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텐데, 전방 지역 지뢰 탐색은 모두 이뤄졌나요?

[기자]
군 당국은 지난 4일 사건 발생 직후부터 최전방 접적 지역 전체를 탐색했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 추가적인 지뢰 매설 정황이나 지뢰가 발견되진 않았습니다.

군 당국의 경계 태세도 한층 강화됐는데요.

국방부는 이번 행위를 북한의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측에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으며, 도발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군 당국은 최전방 근무자들에게 지뢰 탐지기를 항상 작전에 휴대하도록 했고요.

한민구 국방장관은 오늘 오후, 사건 현장을 방문해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북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를 밝힐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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