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선 이완구...질문 빗겨가는 '묘한 화법'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만 있었던 이완구 총리, 지난 주 성 전 회장이 자살한 날부터 시작해 날마다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성완종 리스트'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이완구 총리는 '목숨까지 걸겠다' 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이 총리의 답변도 묘하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지난 2012년 대선자금 수사로 번지게 되자, 관심은 이완구 총리가 당시 성 전 회장과 만난 적이 있느냐에 집중적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이 총리는 2012년 혈액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어 선거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답했는데요.

반 나절 만에 말이 묘하게 바뀌었습니다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13일)]
"혈액암으로 1월 초순경에 병원에 입원해서 그해 말까지 투병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2012년 4월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12월 대선에도 관여하지 못했던 것으로"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13일)]
"암투병하는 사람이 무슨 선거운동 했겠습니까. 1년 동안, 그때 사진을 보면 얼굴이 퉁퉁 부어 있기 때문에. 유세장에는 한 두번 간 적 있습니다만 실제 선거활동은 혈액암 투병 과정에서 할 수가 없었죠."

대선에는 관여를 안했다, 하지만 유세장에는 한 두 번 갔다.

어떻게 들리셨습니까?

다음날에는 유튜브에 이완구 총리가 지난 대선 당시 유세차에서 지지 연설을 했던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이완구 총리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아서 일까요?

[인터뷰:백군기, 새정치연합 의원 (어제)]
"12년 대선 때 선거운동을 한 겁니까, 안 한겁니까? 오전에는 지병으로 안하셨다고 그랬는데."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어제)]
"2012년 대선과 관련해서는 12월 18일 선거 전일과 12월 초순 경에 유세장에 두 번 정도 부은 얼굴이 있는 상태로 갔던 것 외에는 관여한 바가 없습니다."

선거운동을 했습니까? 라는 질문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방문했던 유세 현장에 대한 질문도 계속 이어졌는데요.

같은 질문에 대해 같은 날 답변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 (어제)]
"오늘은 총리가 새누리당 충남명예선거 대책위원장으로 2012년 11월부터 12월까지 박근혜 후보와 동행한 사진을 보도했습니다 총리께서 투병 중이었다고 하셨는데, 그런데 어떻게 천안 병천 유세 때 같이 이렇게 연설도 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사실입니까?"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어제)]
"병천이라고 하셨습니까? 아 그때 정확한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어제)]
"12월 달에 법정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 병천에 가서 한번, 그리고 세종시 출정식 천안에 12월 18일, 연단에 올라간 것 외엔 대선에 관여한 적 없습니다."

병천에서 유세를 했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계속해서 선거에 개입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병천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성 전 회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다고 말한 이완구 총리.

하지만 성완종 전 회장 측근에게 무려 15번이나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이 죽기 전 날 자신에 대해 뭐라고 했었느냐고 캐물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 총리는 본인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어 알아보려고 전화했다는데요.

이 전화를 걸었던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말이 묘하게 다릅니다.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어제)]
"다른 전화기가 저희 집사람 전화로 했는지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아니. 이건 분명히 해야되는데요. 저는 전화기가 2대입니다. (2대에요?) 네 2대인데요. 분명히 얘기하겠습니다. 전화기가 2대인데 제가 다른 전화기 할 이유도 없고 제가 전화를 한 게 하나는 있고 그거는 제 수행비서나 총리실에 있는 기사와 쓰는 전화고 하나는 스마트폰이 있는데 그 전화기를 보면 아시죠. 이용희 의장한테 전화를 했는데 받지를 않아요. 제 집사람 번호로 한 두번 한 것 같은데 그 후에 열 몇 통이라는 건 그렇게 된 것이고"

분명 같은 날, 같은 질문에 답한 것인데요, 정리가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새벽부터 15번이나 전화를 한 탓에 정신이 조금 없었던 걸까요?

그렇다면, 이완구 총리는 정말 성완종 전 회장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는 걸까요?

모 신문에서 보도된 성 전 회장 다이어리에 적혀 있는 만남에 대해 어떻게 답하는 지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 (어제)]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모 언론에 이러한 보도가 됏는데 2012년 12월 23일 성완종 전 회장을 서울 메리어트에서 만나 식사한 사실이 없다, 이것입니까?"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어제)]
"네, 지금 이 사진입니다. 이 사진이 이게 제가 9, 10월 달 머리가 다 완전히 빠졌다가 다시 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인터뷰: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 (어제)]
"몸이 안 좋으실 수록 잘 식사를 하셔야 하는데, 그래서 답변이 제 질문에 대해 답변을 예, 아니오로 해주신다면 만난 사실이 없다 입니까?"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어제)]
"저는 만난 사실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 (어제)]
"지금까지 13, 14일 기억에 번복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난 사실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어제)]
"없습니다. 제가 이런 상태에서 성완종이라는 사람을 죽음을 앞에 놓은 사람이 뭐하러 만나겠습니까."

만난 사실이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자기 얘기가 아닌 것처럼 대답했는데요.

이완구 총리는 어제 이렇게 대답한 것에 이어 오늘은 단 둘이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만남이 개인적인 만남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이 애매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이미경, 새정치연합 의원]
"개인적으로는 한번도 만나지 않았습니까? 밥도 안먹었습니까? 개인적으로요. 두 사람은 안만났습니까?"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공식적인 말씀을 듣고 있을 뿐이지 개인적인 속내를 저는 이분이"

[인터뷰:이미경, 새정치연합 의원]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만나서 밥을 먹거나 한 적은 없습니까?"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예, 아니 개인적으로 만났다니까요."

[인터뷰:이미경, 새정치연합 의원]
"개인적으로 만나서 밥을 먹은 적은 없습니까?"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밥을.. 글쎄 제가 그건 기억을 못합니다. 원내대표가 150명의 국회의원을 뵙는데 그걸 다 일일이 아침, 점심, 저녁 일일이."

[인터뷰:이미경, 새정치연합 의원]
"그래도 개인적으로 두사람이서 밥을 먹는 일은 그렇게 한분 두분 이거는 생각 안 날 수 있지만, 두 사람이 친하지도 않은데 밥을 그렇게 많이 먹진 않겠죠."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그건 동료 의원들이 잘 압니다. 제가 이분과 개인적으로 속내를 털어놓는 사이가 아니란 건 잘 압니다."

[인터뷰:이미경, 새정치연합 의원]
"아니, 개인적으로 만나서 밥 먹은 적이 있느냐고요."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같은 국회의원들이니까 만나죠."

[인터뷰:이미경, 새정치연합 의원]
"아니 아까는 의원이니까 공식적인 회의에서 만났다 이렇게 말했는데."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아닙니다 같은 고향, 같은 국회의원, 같은 당이니까 한달에 한두번 꼴은 만날 수 잇는 겁니다."

[인터뷰:이미경, 새정치연합 의원]
"자꾸 했던 얘기 반복입니다."

이완구 총리,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며 질문을 빗겨가는 묘한 대답을 내놓았는데요.

경남기업으로부터 비자금 내역이 담긴 USB와 성 전 회장의 녹취록을 확보한 검찰의 수사가 앞으로 이완구 총리로 하여금 또 어떤 답을 내놓게 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