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등장한 '태성 할머니'는 누구?

뜬금없이 등장한 '태성 할머니'는 누구?

2013.12.11. 오전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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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성 할머니'는 누구일까요?

북한의 최고권력이 1인 수령체제를 강화하면서 인민들에게 충성을 강요할 때 꼭 등장시키는 인물인데요, 어떻게 유래가 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50년대 중반 김일성은 소련의 새 지도자 후르시초프의 압박과 국내 정적들로 인해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이 때 남포시 태성리에 사는 한 할머니를 만났는데, 오직 수령만을 믿고 따르겠다고 해 김일성은 여기에서 힘을 얻고 정적들을 제거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1956년 최창익 일파와 연안파를 제거하는 8월 종파사건인데요.

김일성은 이 종파사건을 마무리하고 1인 독재체제를 굳히면서 이 할머니 얘기를 꺼냈다고 합니다.

이후 김정일도 태성할머니 얘기를 자주 회고했다는 것인데요.

50년이 넘게 지난 지금 손자인 김정은이 장성택 일당을 숙청한 뒤 다시 이 해묵은 일화를 들춰냈습니다.

열렬한 당원도 기관원도 아닌 평범한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전 국민이 1인 독재 체제에 순종하라는 뜻으로 해석이 됩니다.

공산권에서는 이처럼 당의 말을 잘 듣는 착한 국민상을 정치적 선전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 공산당이 말하는 '레이펑 정신'도 비슷한 사례인데요.

1962년 근무중 사고로 요절한 인민군의 모범 병사 레이펑이 생전에 마오쩌둥 사상으로 무장했던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겁니다.

레이펑 학습 운동이 전개될 무렵, 중국은 공산화를 이륙한 이후의 공허함 속에 '대약진 운동'의 처참한 실패로 민심이 동요하고 있었습니다.

느닷없이 50년여 전 '태성 할머니' 일화를 들고 나온 북한 권부!

1인 지배체제 강화를 위해서는 공포정치라는 칼뿐만 아니라 신화나 일화같은 혹하는 수단까지 대대적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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