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자녀 교육 위해 위장 전입' 사과

이명박, '자녀 교육 위해 위장 전입' 사과

2007.06.17. 오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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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이 자녀들을 명문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5차례에 걸쳐 위장 전입을 했다고 시인하고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범 여권에서는 이 전 시장이 명백한 불법 행위를 한 만큼 대선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김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필동에 있는 주택가 도로입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은 지난 1979년 말 당시 판자촌이었던 이 곳으로 주소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직접 살지는 않았고 다섯 달 뒤 원래 살았던 압구정동으로 다시 주소를 옮겼습니다.

둘째 딸을 명문 사립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한 '위장 전입'이었던 것입니다.

[인터뷰:동네 주민]
"저 위까지 판자촌으로 돼 있었고 이 밑에 다리가 있어서... 쉽게 말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살았지."

연희동에 있는 이 집도 지난 1984년 말부터 다섯 달 동안 이 전 시장의 주소지로 돼 있었습니다.

이번엔 막내 아들을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주소지만 옮긴 것이었습니다.

[인터뷰:이웃 주민]
"(이 전 시장이 여기 사는 것 보셨어요?) 사는 것은 못 본 것 같아요. 솔직한 말로..."

이 전 시장이 지난 1969년 이후 주소지를 옮긴 것은 모두 24차례.

이 가운데 5차례가 자녀 4명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입학을 위한 것이었다고 이 전 시장 측은 밝혔습니다.

나머지는 지번 자체가 바뀌었거나 이사나 선거 출마, 관사 입주 등을 위한 것이었다는 해명입니다.

이 전 시장 측은 사립초등학교는 학군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주소지를 옮길 필요가 없지만 당시 지역 주민에게 입학 우선권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시장은 부동산 투기 목적은 전혀 아니었다면서도 위장 전입에 대해서는 사과했습니다.

[녹취:이명박, 전 서울시장]
"어쨋든 제 책임이라고 할 수 있고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합니다."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서는 이 전 시장이 최고의 귀족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기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고 비꼬았습니다.

범여권에서는 해명을 선뜻 납득할 수 않지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불법 행위를 한 만큼 대선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유은혜,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장상, 장대환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위장전입 등의 의혹이 제기돼 낙마했던 역사적 교훈을 국민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 위장 전입을 했지만 부동산 투기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괜찮다는 식의 논리는 이 전 시장의 도덕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증명해 준다고 비판했습니다.

YTN 김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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