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뭄에 당근 파종 늦어져 농민 시름

제주, 가뭄에 당근 파종 늦어져 농민 시름

2018.08.08. 오후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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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제주 지역에는 가뭄이 발생했습니다.

당근 주산지인 구좌읍에서는 가뭄으로 파종이 늦어진 데다 농업용수까지 부족해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고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밭의 흙이 바싹 말랐습니다.

지금쯤이면 파종이 끝나야 했지만, 가뭄에 시작도 못 했습니다.

구좌 지역 당근 재배 면적 1,200ha 가운데 절반이 이런 상황입니다.

이유는 비가 안 와 가뭄이 들었기 때문.

지난 7월 제주 지역 강수량은 평년의 14% 정도로 구좌 지역에도 지난 한 달 동안 7.5mm만 내렸습니다.

토양도 제주는 물이 잘 빠지는 화산토여서 다른 지역보다 가뭄에 취약합니다.

[김승현 / 제주 동부농업센터 농업담당 : 다른 지역보다 (토양 수분) 지속기간이 짧습니다. 그런 문제 때문에 주기적으로 물을 줘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파종 못 한 농민도, 가까스로 파종한 농민도 애가 타긴 똑같습니다.

[이수영 / 당근재배 농민 : 당근은 뭐 비 안 오면 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지금 상태로 보면 가뭄이 오래 갈 것 같은데.]

제주도는 구좌읍에 가뭄 대책 상황실을 설치해 살수차 등 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차량 11대가 하루 평균 60회 이상 물을 나르고 이동식 물 저장조도 곳곳에 마련했습니다.

대책에도 농민들은 너무 가물어 파종해도 발아까지 필요한 물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경홍 / 당근재배농민 : 발아 자체가 안 됐습니다. 물이 부족해서 공급돼야 하는데 농업용수가 부족하니까 읍사무소에서 물 저장조 설치를 하는데 물 조달이 안 돼요.]

가뭄 때문에 미뤄졌던 당근 파종이 이번 주 대부분 마무리돼도 물 부족 해소는 어려운 상황.

파종 시기가 겹친 당근들이 일제히 발아하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해 농민들은 물 부족 현상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YTN 고재형[jhk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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