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도 목장이 있다!"

"바다에도 목장이 있다!"

2018.08.05. 오후 10:4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목장' 하면 뭐가 가장 먼저 생각나시나요?

드넓은 들판에서 양이나 소, 말 같은 동물이 여유롭게 먹이를 먹는 모습이 익숙하실 겁니다.

그런데 육지가 아닌 바다에도 목장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승배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기자]
배를 타고 한 시간을 열심히 달려가면 아담한 섬이 하나 나옵니다.

작은 배로 옮겨타고 다시 20분! 드넓은 갯벌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기다란 막대를 꽂아 만든 가로 200m 세로 100m 울타리, 목장이란 현수막도 달아놨습니다.

바닥에는 봉긋하게 솟아오른 동산이 가득합니다.

속을 파봤더니 안에서 나온 건 새끼를 밴 어미 낙지입니다.

[박상식 / 신안군 지도읍 선도 어촌계장 : '부럿'이라고 부릅니다. 부럿. 낙지 숨구멍. 낙지가 구멍이 2개, 3개 있어서 숨을 쉬고 있어야 하는데 위장하기 위해서 숨구멍을 (주변에 여러 개) 만들어요.]

양이나 소, 말처럼 주변에 울타리를 쳐놓고 낙지를 키우는 낙지 전용 목장입니다.

이 목장을 볼 수 있는 시간은 하루 두 번, 길어야 여섯 시간뿐입니다.

허락된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물속으로 사라져버립니다.

오직 전남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바다 목장입니다.

지난 2014년 전남 신안에 처음 생긴 이후 4년 만에 모두 16군데로 늘었습니다.

목장에서 키우는 어미 낙지도 만 마리에 달합니다.

건강한 암수 낙지를 교접시켜 새끼가 안전하게 클 수 있게 울타리 안에서 키우는 겁니다.

낙지 하면 세발낙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린 낙지를 마구 잡다 보니 고민 끝에 이런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실제 지난 10년 사이 전남에서는 낙지 생산이 26% 넘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목장을 도입한 이후 해당 마을의 낙지 생산량이 평균 5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양정일 / 전남 해양수산과학원 목포지원장 : 낙지 숨구멍 개수가 2.3배에서 5.3배까지 더 늘어났고. 최대 10배까지 늘어난 곳도 있습니다.]

전남 해양수산과학원은 어민들도 반기고 있다면서 추가 신청을 받아 낙지 목장을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