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주민 "작은 진동에도 심장이 벌렁" 트라우마 호소

포항 주민 "작은 진동에도 심장이 벌렁" 트라우마 호소

2017.11.24.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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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에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지 열흘째, 반복되는 여진에 주민들의 고통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작은 진동에도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며 지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주민도 적지 않습니다.

이윤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포항을 덮친 규모 5.4의 지진.

아파트는 기울어지고,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도 부러지고 휘어졌습니다.

벽이 갈라지고, 담장이 무너져내린 곳도 부지기수.

건물 피해도 심각하지만, 주민들의 불안한 심리도 심상치 않습니다.

[나옥이 / 포항 흥해읍 : 항상 마음을 못 놓고 저녁으로는 혼자 있을 때는 불안하지요.]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열흘 사이에 규모 2 이상의 여진만 60여 차례가 발생했고, 작은 진동에도 불안을 느끼는 등 지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배귀순 / 포항 흥해읍 : 이렇게 있을 때는 괜찮은데, 밖에 뭐가 지나가도 심장이 콩닥콩닥합니다. 나 혼자서….]

지진 발생 이후 심리 상담을 받은 사람은 모두 2천100명이 넘습니다.

잠을 못 이루거나 좁은 공간에 문을 닫고 있지 못하고, 또 우울증을 느끼는 등 트라우마 증상이 심각한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이경숙 / 심리상담 자원봉사(정신과 전문의) : 지진이 난 이후에 생활이 불편하고 어려움이 있으셔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본인들이 너무 힘든 것을 꾹꾹 참지 마시고, 일단은 가셔서 누군가에게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털어놓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포항시와 보건복지부는 대피소와 보건소 등에서 지진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심리 상담 센터를 운영하고,

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시골 마을로 찾아가는 심리 상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진으로 인한 불안감은 누구나 겪는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설명합니다.

마음의 짐을 숨기지 말고 드러내 상담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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