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암환자 진단명 바꾸고 '사기범' 의심한 보험사

단독 암환자 진단명 바꾸고 '사기범' 의심한 보험사

2017.11.14. 오전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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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학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암 보험금을 청구한 환자에게 보험회사가 자체 의료자문을 받아 진단명을 바꾸고 보험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분쟁이 일고 있습니다.

보험회사는 "이 환자가 다른 질병을 이유로 상습적으로 입·퇴원을 반복한 보험 사기범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까지 했는데, 실제로는 아무 혐의가 없었습니다.

차상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기초 생활 수급자인 조영대 씨가 몸에 이상을 느낀 것은 지난 2015년 6월쯤입니다.

대학병원에 입원해 수술받은 조 씨에게 담당 교수가 내린 진단명은 방광 악성 신생물.

이른바 방광암입니다.

조 씨는 자신이 가입한 종신 보험 약관에 따라 중대 암 환자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 4천만 원을 청구했지만, 보험 회사는 조 씨가 중대 암 환자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보험사가 조 씨의 진료기록을 토대로 전문의들에게 자문해보니, 다른 곳으로 번지지 않은 상태의 초기 암인 '상피내암'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보험금도 2백만 원만 지급했습니다.

[조영대 / 방광암 진단 환자 : 교수님이 진단 내린 것을 (보험 회사가) 진단명을 임의로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인지….]

보험 회사는 진단명을 바꾸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보험 회사 관계자 : 보험사들은 임상의와 함께 병리검사 결과를 가지고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도록 금융 감독 당국의 지침에 따른 표준 약관에 규정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 회사 측은 조 씨가 '보험 사기범'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 씨가 이전에 자신과 자녀들의 명의로 여러 보험에 가입한 뒤 다른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들며, 보험금을 노린 위장 입원이었다고 의심한 겁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조 씨는 아무 혐의가 없었습니다.

조 씨가 만성 폐 질환으로 양쪽 폐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뒤 여러 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 등이 확인됐고, 조 씨의 딸도 선천성 기관지 질환으로 입원한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검찰은 조 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혐의를 벗은 조 씨는 보험 회사가 자체 판단으로 진단명을 바꾸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YTN 차상은[chas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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