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행위 만연한 베트남 현지 '한국어능력시험'

부정행위 만연한 베트남 현지 '한국어능력시험'

2017.09.25.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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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전기, 카메라 등을 이용한 '토익 부정응시' 사건 기억하실 텐데요.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한국어능력시험' 성적을 부정 취득한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우리나라 기술연수 비자 발급 조건에 '한국어능력'을 추가하자 이런 부정응시 사례가 생긴 겁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술연수 비자를 발급받아 김해공항에 도착한 베트남인입니다.

용접 기술을 배울 대학까지 이동하기로 한 버스가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멈춥니다.

이 베트남인들이 기술연수생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이유는 비자 발급 과정에 제출한 한국어능력시험 성적표 때문입니다.

국내 유명 대학 석사 출신인 베트남인이 현지 '한국어능력시험'에서 무전기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저질러 우리말을 거의 못하는 사람들에게 비자에 필요한 검정 자격을 받게 한 겁니다.

[김병수 /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검거했을 때 언어 수준은 한국어를 전혀 소통하지 못할 정도의, 토픽(topik, 한국어능력시험) 1, 2급을 통과할 수 없을 정도의 실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무분별한 위장 취업과 불법 체류를 막으려고 올해부터 기술연수 비자 발급 조건에 '한국어능력'을 추가한 우리 정부.

그러자 국내 토익 부정응시 사건처럼 베트남 현지에서는 '한국어능력시험' 부정응시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트남 현지 한국 유학원 운영자 : (베트남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하더라고요. 자기들은 다 (한국어능력시험 등급을) 딸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우리 유학원 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갔어요. 학생들에게 물어봤더니 그런 부정행위를 한다고….]

위장 기술연수생이 알선책에게 낸 돈은 1인당 천5백만 원.

현지에서는 몇 년 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이어서 위장취업 등을 노리고 입국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베트남인 알선책 3명을 구속하고 위장 기술연수생 18명은 강제 출국 조치를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병을 넘겼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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