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중앙아시아에 울려 퍼진 아리랑

1946년 중앙아시아에 울려 퍼진 아리랑

2017.08.20.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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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지난 1937년 스탈린이 고려인 17만 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지 80년이 되는 해인데요.

대대적 강제이주 9년 뒤인 1946년 당시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영상이 새로 공개됐습니다.

특히 우리에게 알려진 아리랑보다 보다 원형에 가까운 아리랑도 들어볼 수 있습니다.

홍주예 기자입니다.

[기자]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척박한 중앙아시아의 풍경을 배경으로 우리 귀에는 낯선 아리랑이 흘러나옵니다.

1926년 나운규 감독이 제작한 '아리랑' 이전에 불린 원형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됩니다.

[진용선 / 아리랑박물관장 :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로 불린 '신아리랑'보다 훨씬 이전에 불린 아리랑으로, 연해주 지역에서 전승되고 중앙아시아로 옮겨 불려진 귀중한 아리랑, '긴아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련의 스탈린 정권이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 17만 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것은 1937년.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흐르는 동안, 고단한 삶 속에서도 고려인들은 묵묵히 정체성을 지켜갔습니다.

현판부터 한글이 선명한 집단농장의 학교에서는 학생이 칠판에 한글을 꼭꼭 눌러 씁니다.

음식을 먹을 때 젓가락을 쓰는 것도 그대로고, 구경꾼들 한가운데서 씨름으로 힘을 겨루는 모습은 정겹습니다.

당시 고려인 연출가가 만든 노래에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땅을 일궈낸 고려인 농부들의 피땀이 묻어납니다.

이 기록 영상은 고려인들의 성공적인 중앙아시아 정착을 선전하기 위해 1946년 스탈린 정권이 제작한 것으로, 국가기록원이 카자흐스탄 영상기록보존소에서 기증받아 공개했습니다.

YTN 홍주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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