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책 vs 반생태적' 연꽃에 농약 주사 논란

'고육책 vs 반생태적' 연꽃에 농약 주사 논란

2017.08.16. 오전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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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강릉시가 경포습지에 서식하는 가시연 생장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일반 연꽃에 농약을 주사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강릉시는 멸종위기 가시연을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환경단체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7년 전 경포습지를 복원하면서 반세기 만에 다시 나타난 멸종위기종 가시연 발원지, 절정에 달한 다른 연꽃과 달리 가시연 주변 연꽃들은 시들어서 누렇게 변했습니다.

강릉시가 지난 4일 멀쩡한 연꽃 줄기에 농약의 일종인 성장억제제를 주사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연꽃에 밀려 첫 발원지의 가시연 서식 면적이 30% 정도 줄어들자 시도한 방법입니다.

[박효재 / 강릉시 녹색성장과 : 바깥으로 2차, 3차 오염사고가 없는 식물체에 직접 주사하는 테스트를 하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환경단체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성장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은 손쉽고 빠르게 효과를 보려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겁니다.

또 농약 사용에 따라 먹이사슬을 통한 습지 생태계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더욱이 발원지 외에 경포습지 곳곳에 가시연 서식지가 확대된 만큼 성장억제제 주사법 같은 무리한 방법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입니다.

[김영철 / 오대산자생식물원 연구실장 : 좀 힘들고 인력이 많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잎을 주기적으로 제거해서 연의 세력을 약화하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릉시는 이달 중 1차 때보다 더 많은 연꽃 줄기에 성장억제제를 주사한다는 계획이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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