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두꺼비 대이동...'로드킬'로 개체 수 감소

새끼 두꺼비 대이동...'로드킬'로 개체 수 감소

2017.05.25. 오전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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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도 서식지를 찾아가는 새끼 두꺼비의 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봄 가뭄으로 지난해보다 보름가량 늦어졌는데 이동 중에 차량에 '로드킬'을 당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이성우 기자입니다.

[기자]
저수지 옆 농로가 작은 검은 점들로 가득합니다.

자세히 쳐다보니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새끼 두꺼비가 농로를 힘들게 가로질러 가고 있습니다.

봄비가 내리면서 저수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들이 빗물이 마르기 전에 서둘러 서식지인 산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산란 70일 만에 새끼 두꺼비가 이동을 시작했지만, 올해는 보름가량 늦어진 84일 만에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봄 가뭄 등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아 새끼 두꺼비 이동이 늦어진 겁니다.

지난 3월 이곳 저수지에서 확인된 암컷 두꺼비는 40마리.

암컷 한 마리가 7천 개의 알을 낳는 것을 고려할 때 2만8천 마리의 새끼 두꺼비가 이 저수지에 서식하는 겁니다.

그러나 서식지로 무사히 이동하는 새끼 두꺼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후변화로 폐사하는 새끼두꺼비도 많지만 무엇보다 서식지를 가려면 차가 지나다니는 농로를 건너야 해서 로드킬로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명순 / 생태교육연구소 터 : 두꺼비들은 위험이 오면 움직이지 않고 도망가지 않고 바짝 웅크리는 습성이 있어요. 그래서 어른 두꺼비나 어린 두꺼비나 로드킬을 당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거죠.]

이 때문에 두꺼비 생태를 보존하려면 새끼 두꺼비가 무사히 서식지로 이동할 수 있는 생태 통로 설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박완희 / 사단법인 두꺼비 친구들 : 자연스럽게 물길이 산과 방죽까지 연결돼야 한다. 그리고 부득이한 경우에 도로가 나게 되면 그것을 방지할 수 있는 생태 통로가 확보돼야 한다고….]

두꺼비는 수중생태계와 육상생태계의 건강성을 확인할 수 있는 환경지표 종.

건강한 습지는 물론 도심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개체 수가 줄고 있는 두꺼비들의 보호가 무엇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성우[gentl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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