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서 호미로 고려청자 캔 전문 도굴꾼 덜미

갯벌서 호미로 고려청자 캔 전문 도굴꾼 덜미

2017.03.16. 오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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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려청자를 운반하는 배들이 암초에 걸리거나 폭풍우를 만나 서해안에 많이 좌초됐었는데요.

방대한 유물들이 바닷속에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유물들을 찾아내 판매하려 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갯벌에 도자기 조각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바로 옆 펄을 삽으로 파보니 대접 모양의 도자기가 나옵니다.

고려 때 전남 강진 등에서 만든 청자로 왕도인 개경으로 옮기다 선박 좌초로 매장된 것들입니다.

48살 김 모 씨 등 9명은 이 문화재들을 도굴하다 붙잡혔습니다.

[이 모 씨 / 피의자 : 아무것도 모르고 (청자만) 캐면 돈이 된다길래 겁도 없이 이렇게 무서운 건지도 모르고 캤죠.]

수중 암초 인근에 문화재가 많다는 것을 알고 갯벌이 드러나면 도굴 작업을 해왔습니다.

지난 2015년 겨울, 김 씨 등이 찾은 고려청자와 백자는 확인된 것만 모두 9점.

이들이 도굴한 도자기는 국보급 문화재는 아니지만, 당시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 등은 청자를 팔아 도굴 비용을 마련한 뒤 더 많은 문화재를 캐내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인권 / 전북지방경찰청 해양범죄수사계 수사관 : 도굴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굴된 도자기 외에 상품성 있어 보이는 도자기를 같이 보여주면서 발굴 자금을 융통하려 했던 것입니다.]

경찰은 도굴꾼 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이 찾아낸 문화재가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문화재청도 조사를 벌여 가치 있는 유물들이 나오면 이 갯벌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입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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