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피, 시각장애인은 어쩌나

지진 대피, 시각장애인은 어쩌나

2016.12.17. 오전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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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에 대비해 전국 지자체는 지진 대피 요령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작 재난에 취약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행동 요령과 대피소 안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울산중앙방송 최진석 기자입니다.

[기자]
울산 북구청이 지난달 지역 주민들에게 배포한 홍보물입니다.

홍보물에는 지진대피소 현황과 지진대피요령이 적혀있어 주민들이 가정에 두고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는 점자용 홍보물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재난 발생 시 비장애인보다 더 혼란에 빠지는 시각장애인들은 대피소가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황 모 씨 / 시각장애 1급 : 시각장애인, 불편하신 중증장애인들에게도 (지진대피소)를 점자로 해주고, 음성으로 만들어주면 좋겠네요. 대피소가 어디 있는지 그것을 우리는 모르잖아요.]

울산시에서 점자용 시민 행동요령도 만들었지만 내용은 비장애인을 위한 대처법을 점자로만 옮겼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 미국은 장애별 행동 요령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점자용보다 음성으로 지진 대피요령과 대피소를 안내해주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미경 / 우리 동구 장애인 자립센터장 : 저희처럼 점자를 잘 사용하시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서 음성 파일이라든가 이런 것을 통해서 대피요령을 알려주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국민안전처는 내년에야 지진 시 장애인 행동 매뉴얼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울산에 사는 시각장애인은 모두 4천9백여 명.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이 재난에 더 취약한 만큼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진 대처법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JCN 뉴스 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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