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치료제'는 카드 결제 거부...약국의 속사정은?

'C형 간염 치료제'는 카드 결제 거부...약국의 속사정은?

2016.10.14. 오전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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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부터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고가 전국 의료기관에서 이어졌었죠.

C형 간염 치료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데, 약국에서 약값을 카드로 결제하려면 수수료에 해당하는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이상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7살 이 모 씨는 대학병원에서 C형 간염 치료제를 처방받고 약국을 찾았다가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약값도 비싼데 카드로 결제하면 2.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본인이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 씨 / C형 간염 환자 : 몇천 원짜리 몇백 원짜리 사도 카드를 받는 세상인데 많이 황당했어요. 어쩔 수 없이 계좌이체 시켜주고 약을 구매했습니다.]

약국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약국의 수익인 조제비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어 비싼 약을 팔수록 손해라는 겁니다.

C형 간염약 '소발디정'은 4주 치가 2백여만 원에 판매되는데 여기서 약사가 받을 수 있는 조제비는 만 원입니다.

하지만 카드수수료가 5만 원이 넘어 현금 결제를 안내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백대현 /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 카드 결제가 안 된다는 게 일반 상식에서 좀 벗어나지만, 약국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거의 4배 정도의 손해를 보면서 수용하기에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수천만 원하던 C형 간염 치료제는 지난 5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환자가 여전히 약값의 30%를 부담해야 합니다.

완치될 때까지 6백만 원 이상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카드 결제가 어려운 겁니다.

이렇다 보니 C형 간염 치료제를 판매하는 약국도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국내 C형 간염 환자는 30여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C형 간염 치료비 부담이 예전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카드 결제를 하면 약국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은 카드 결제를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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