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활자 '증도가자' 분석 중 훼손...허술한 조사 논란

금속활자 '증도가자' 분석 중 훼손...허술한 조사 논란

2016.08.10. 오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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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라는 주장이 제기된 '증도가자'에 대한 조사 도중 활자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모두 5점이 훼손됐는데 분석을 맡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조사를 허술하게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상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려 시대 제작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라는 주장이 제기된 '증도가자'입니다.

다보성고미술이 소장한 101점에 대해 올해 초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보물 지정을 위한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활자 5점이 훼손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1점은 전체 글자의 7% 정도가 떨어져 나갔고, 4점은 옆면이나 뒷면에 있는 청동 부식물이 일부 벗겨진 상태였습니다.

연구소 측은 활자들이 미세한 균열이 많아 충격에 약한 상태였는데 이를 고려하지 못했다며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이규식 /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센터장 : 원래 금속활자가 매우 약한 상태였습니다. 저희가 이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분석 조사를 해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훼손된 부위는 유물 소장기관인 다보성고미술의 동의를 얻어 활자의 제작 시기와 금속 성분의 원산지를 알아내기 위한 파괴 분석 작업에 이용됐습니다.

다보성고미술 측은 '증도가자'가 천 년이란 세월이 지나 발견된 만큼 버석버석한 상태라며 훼손된 활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문화재를 복원하고 보존하는 국가 기관의 분석 작업 도중 유물이 훼손되면서 조사 과정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증도가자는 6년 전 세상에 알려진 뒤로 진위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구소 측은 다보성고미술의 활자와 국립중앙박물관의 활자에 대한 분석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말쯤 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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