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에 막말...버스회사 회장의 '갑질 종합선물세트'

폭행에 막말...버스회사 회장의 '갑질 종합선물세트'

2016.06.30. 오전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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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오 /전국부 기자

[앵커]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내버스 업체 회장이 직원들을 상습 폭행하고 또 폭언까지 한 혐의로 피소가 됐다만 소식을 오늘 YTN이 단독보도해 드리고 있는데요. 이 사건 취재한 한동오 기자와 잠시 얘기를 더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버스회사 회장이 폭언에 폭행까지 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대체 뭐라고 말을 한 겁니까, 회장이?

[기자]
일단 대화 내용이 가장 먼저 궁금하실 텐데요. 그때 당시 대화상황이 담긴 녹취부터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A 회장 / 폭행 당시 녹취 : 너 이리 와봐. 이리 와봐.(퍽!) 야 이놈의 XX야!야 이놈의 XX야, 말을, 대화가 좀 되게…. 아유, 내가 이놈의 XX들 그냥 잘라버렸으면 좋겠어 그냥. 너희들 모자라지 않냐? 덜떨어진 거지, 이 사람들아 인마, XX야. XXXX!]

[기자]
저희가 삐 처리를 안 하면 방송에 쓸 수 없을 정도로 욕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하나하나 들어보면 되게 가관이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확보한 녹취는 모두 14개입니다. 이 가운데 얘기를 들어보면 젊은 X는 잡아서 때려야 된다. 이 X는 빨갱이 기질이 있으니까 내보내야 된다 이런 식으로 아주 많은 욕설과 그리고 인격 모독적인 발언이 많았습니다.

[앵커]
듣고 있으면 정말 옆에서 듣는 사람도 화가 날 정도로 많은 욕을 했다고 하던데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죠. 이런 욕 듣고 충격이 컸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피해자분들은 제가 석 달 전에 다른 취재로 이쪽 회사에 갔다가 만났던 분들입니다. 그때는 사측의 입장을 말씀해 주셨던 분인데 회장이 너무나도 많은 인격 모독적인 발언과 폭언 그리고 폭행까지 하다 보니까 더는 견디지 못하고 사의를 표명하고 회사를 지금 나온 상태입니다.

[앵커]
직원분들이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피해자는 30대부터 50대까지 이렇게 다양했었고요. 한 피해자는 저한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어느 날은 회장실에 불려가서 엄청 많이 깨졌다고 합니다.

[앵커]
맞았다?

[기자]
엄청 많이 업무와 관련해서 혼나고 이제 문을 나가려고 하는데 회장이 혼잣말로 쟤네 엄마는 쟤를 낳고도 미역국을 먹었겠느냐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서 직원분은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회장이라는 이유로 이른바 직원들을 아랫사람 부리듯이 그런 식으로 막말을 하고 멋대로 행동을 했군요. 폭언, 폭행뿐만 아니라 노조위원장을 폭행하고 노조의 비품을 파손하라 이런 지시도 내렸다는 얘기가 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것도 녹취 파일에 생생하게 녹음되어 있는데요. 이것도 녹취부터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A 회장 / 폭행 당시 녹취 : 그거(노조위원장을) 네가 그냥 벽에다 세워놓고 한 5분만 때리면 그 XX 오줌 싼다. (네.) 그것도 살살 쳐야지, 배를 심하게 때리면 배 터져.]

[C 씨 / 피해자 : 노조 탄압이나 정비사 노조 탈퇴에 대해이야기를 하다 내가 무슨 소리를 하니까야 이 XX야 이리 와봐, 하면서 XXX를 때린 거죠.]

[기자]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 상상할 수도 없는 발언들입니다. 일반 회사에서 노사관계에서 만약에 저런 말을 했거나 저렇게 폭행을 했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이죠. 그런데 이 가운데 피해자 한 명은 회장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노조위원장을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때려라 그리고 노조사무실을 파손시켜라 이렇게 지시를 했고 그래서 피해자 가운데 한 분은 노조 사무실을 실제로 파손하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회장은 정비사 30여 명 정도가 노조에 가입이 돼 있는데 이들한테 노조 탈퇴 명부를 받아라라고 지시를 했다고 피해자는 주장을 했습니다.

피해자는 이걸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회사를 나왔다고 저희한테 알려왔습니다.

[앵커]
다른 정비사들 노조탈퇴 받아오라고 하니까 내가 차마 그거는 못하겠어 차라리 그만두면 그만뒀지.

[기자]
그것까지는 절대 못하겠다고 하면서 회사를 나왔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회장이라는 분을 만나서 도대체 왜 그랬는지 얘기는 안 들어봤어요?

[기자]
저희가 그래서 은평구에 있는 버스회사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찾아가서 버스 외경 같은 걸 촬영하고 이제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버스회사 직원분들 예닐곱 분이 저희를 막아서면서 이거 촬영 왜 하는 거냐. 저희한테 허락도 받았냐 그렇게 하면서 명함 내놓으라고 윽박을 지르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회장의 해명을 들으러 왔다. 사실이면 사실이다, 아니면 거짓이면 거짓이다. 아니면 해명을 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시면 저희는 가겠다고 했는데 회장은 분명히 안에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출타 중이시다, 안에 안 계시다고 하면서 답변을 거부를 하셨고요. 경찰서에 고소가 된 상태여서 회장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어요.

[앵커]
받았죠? 저도 화가 나네요.

[기자]
받았습니다. 폭언과 폭력에 대해서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모든 혐의 내용을 부인했고요. 하지만 경찰은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가 있기 때문에 혐의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따져보죠. 얼마 전에 방만한 경영을 했다가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석 달 전에도 제가 보도를 했었는데요. 수백억 원 적자에도 회장, 대표 연봉은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는 내용으로 제가 보도를 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회사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도 그리고 재작년에도 3년 전에도 적자가 100억 원 안팎입니다. 아주 부실한 회사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 대표의 연봉은 해마다 올랐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폭언과 욕설을 한 이 회장 대표 연봉은 5억 5000만 원에 달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적자는 났는데 본인 연봉은 올리고.

[기자]
일반 대기업의 초봉 연봉의 거의 10배 가까이 되는 건데요. 이 회장뿐만 아니라 이 회장의 딸도 이 회사에 임원으로 취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분들도 억대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만한 운영에 비윤리적인 회장까지 이게 다 사실로 입증이 된다면 거의 비리 종합선물세트인 거죠.

[앵커]
하나만 더 따져보죠. 버스는 준공영제죠, 서울시는. 그러니까 서울시에서 지원금 나가죠?

[기자]
네.

[앵커]
이 회사도 나가죠?

[앵커]
많은 지원금이 나가고 있습니다.

[앵커]
이거 좀 따져봐야 될 것 같은데. 서울시가 아무 회사나... 경영도 엉망이고 직원들한테 저러는데도 돈은 돈대로 주고. 그게 가능할까요? 그거 따져봐야 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저도 몰라서 서울시 관계자분께 물어봤는데요. 이게 조금 애매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사실 폭언과 폭행 같은 경우에는 일반 민간회사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라고 얘기를 하면서도 이 폭언과 폭행이 노사관계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노조 파괴행위도 노사관계에서 이뤄졌다. 이게 법원에서 판결이 나오게 되면 감점을 매길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50점 만점에 1점에서 10점까지 윤리적인 부분을 따지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 부분에서 감점을 줄 수 있고요. 특히 이 버스회사는 서울시로부터 시민의 세금, 막대한 세금을 지원금을 받고 있습니다. 이 지원금 같은 경우도 횡령하거나 직원 수를 부풀렸다는 주장도 제기되어 있는데요. 관련해서 저와 피해자들, 서울시 관계자들도 이 비리에 대해서 서류를 확보하면 이것에 대해서 파헤칠 예정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제가 어느 회사인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이 회사에 몸담고 계시는 애먼 운전기사님 그리고 정비사님 이런 분들 때문에 어느 회사인지는 공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한동오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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