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노예로 산 30대'...자식 구하려던 아버지는 자살 기도

'1년 동안 노예로 산 30대'...자식 구하려던 아버지는 자살 기도

2016.06.09. 오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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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30대 남자를 1년간 노예처럼 데리고 있으면서 온갖 폭행을 하고 돈까지 뜯어낸 혐의로 대부업자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 부부에게서 아들을 구하려던 피해자의 아버지는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김인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편집성 분열증을 앓고 있는 올해 32살인 박 모 씨의 불행은 지난해 3월부터 대부업자 이 모 씨를 만나면서 시작됐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돈이 필요했던 박 씨가 이 씨에게 돈을 빌리러 갔습니다.

여기서 박 씨는 일도 가르쳐 주고 숙식도 제공해 주겠다는 이 씨의 꼬임에 빠져 1년여 동안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 씨 부부의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한다며 마구 폭행당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돈까지 빼앗겼다는 겁니다.

이 씨 부부는 박 씨의 잘못으로 사업에 피해를 봤다며 부모를 협박해 천7백만 원을 뜯어냈고, 젖병을 잘 씻지 않아 아이가 피부병에 걸리고, 아기를 떨어뜨려 다치게 했다는 등의 이유로 돈을 요구했습니다.

[김승규 / 울산 울주경찰서 형사1팀장 : 감금 상태에서 나가고 싶어도 집을 강압적으로 못 나가게 했고, 특히, 부친이 아들을 돌려 보내달라고 수차례 했으나 그런 약점을 이용했고….]

심지어 이 씨는 박 씨 아버지를 불러 천만 원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중국으로 팔아넘기겠다며 친권 포기각서를 작성하라고 윽박지르고 폭행까지 했습니다.

1년간 박 씨 가족이 뜯긴 금액만 무려 8천만 원, 아버지는 결국 음독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김승규 / 울산 울주경찰서 형사1팀장 : 경찰은 피해자를 우선 생각해 구출한 뒤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피해자와 아버지를 의료기관에 입원시켰습니다.]

박 씨와 아버지는 지금도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씨 부부는 인질강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YTN 김인철[kimic@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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