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묻지마 폭행' 현장 가보니...

부산 '묻지마 폭행' 현장 가보니...

2016.05.25. 오후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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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부산에서 '묻지마 폭행' 사건이 나 여성 2명이 심하게 다쳤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오늘 현장을 취재한 기자를 연결해 더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종호 기자!

우선 피해 여성들이 걱정됩니다.

두 사람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묻지마 폭행'의 피해자는 70대와 20대 여성인데요.

이 가운데 사건 현장에서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서 20대 여성을 잠시 만나고 왔습니다.

목 등을 다쳐 침대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건의 충격으로 말을 거의 하지 못했고 눈에서는 두려운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주변에서 폭행을 목격한 한 여성도 만났는데요.

피해 여성이 둔기에 맞고 쓰러졌는데 10분가량 기절한 듯 움직임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상태가 더 나빠 현장에서 먼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70대 여성은 얼굴 등을 심하게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피해자를 만났다고 했는데 가해자도 만나고 왔습니까?

[기자]
범행 직후 지구대에 넘겨진 이 남성을 직접 보고 왔습니다.

52살 김 모 씨인데요.

제가 지구대를 들어선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큰소리로 횡설수설했습니다.

오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뉴스를 이야기하다가 느닷없이 욕을 하고, 취재진을 보고는 아는 척하기도 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물었는데요.

경찰관들이 물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동문서답했습니다.

김 씨가 혹시 술을 마시지 않았나 의심됐는데요.

경찰은 일단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했지만 본인은 술을 안 마셨다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곁에서는 술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말과 행동은 정신 이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앵커]
피해자들이 심하게 다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오늘 묻지마 폭행은 상당히 잔인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어땠습니까?

[기자]
주변 건물 CCTV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는데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했고 보는 내내 연약한 여성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가해 남성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 남성은 대로변 화단에서 굵고 긴 둔기를 구해 몇 걸음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7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했는데요.

몇 차례 휘두른 둔기에 쓰러진 여성이 의식을 잃은 듯 움직임이 없었지만, 폭행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른 쪽으로 걸어가 인도에 쌓아 둔 음료 상자를 향해 둔기를 휘두르는 등 난동을 부렸습니다.

이때 주변에 있던 20대 여성, 아까 제가 응급실에서 만났다고 말씀드린 여성이 휘두른 흉기에 쓰러졌습니다.

2번째 피해자는 난동 때문에 시민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가 생각하는 찰라 날아온 둔기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습니다.

[앵커]
가해자가 왜 그랬는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사이 수사가 더 진행돼 나온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계속 횡설수설 하고 있어 동기를 밝히는 수사에는 진전이 없습니다.

이 50대 남성은 둔기를 들고 서성일 때부터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이 이야기했는데 현재 경찰 조사에서도 같은 모습입니다.

첫 번째 피해자와 두 번째 피해자 모두 우연히 그 시각에 사건 장소를 지나고 있었던 말 그대로 '묻지마 폭행'이 벌어졌는데요.

조사해 보니 두 여성과 가해자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습니다.

인도를 지나는 수많은 사람 가운데 피해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또 다른 여성 혐오 범죄가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 가해자가 온전한 정신으로 말을 하는 게 아니어서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앵커]
오늘 사건 다시 정리해 볼까요?

[기자]
오늘 오후 5시 10분쯤 부산 명륜동 대형 마트 건너편 인도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52살 김 모 씨가 둔기로 우연히 옆을 지나던 78살 정 모 씨를 무차별 폭행한 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22살 서 모 씨에게도 같은 둔기를 휘둘렀습니다.

두 사람은 이번 일로 중상을 당했습니다.

난동을 부린 김 씨는 주변에 있던 시민 4명에게 둔기를 뺏기고 제압돼 경찰에 인계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범행 동기는 물론 모든 질문에 대해서 횡설수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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