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생겼어요"...지방 산부인과 태부족

"병원이 생겼어요"...지방 산부인과 태부족

2015.07.08. 오후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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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에서도 가장 부족한 것은 바로 산부인과입니다.

병원이 아예 없어 산모 사망률 역시 대도시와 비교할 수 없이 높은데요.

최근 정부 지원 속에 산부인과 개설 지역이 하나둘 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작년, 강원도 인제 전방부대에 근무하던 임신 8개월의 이신애 중위가 과로로 숨졌습니다.

만삭이던 이 중위가 가까운 산부인과에 가기 위해선 최소 1시간 반을 이동해야 했습니다.

인근에 산부인과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중위가 숨진 지 2년 6개월이 지나고, 강원도 인제군에도 산부인과가 생겼습니다.

경영수지 악화로 문을 닫았다가 9년 만에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분만실은 없지만, 전문의가 상주하고 초음파 장비 등 간단한 의료기기를 갖췄습니다.

[김명순(임신부), 강원도 인제군]
"평소에는 인근 춘천시에 1시간 이상 되는 거리에 있는 병원에 다녔는데 가까운 곳에 산부인과가 개설해 응급처치나 정기검진은 관내에서 편리하게 받을 수 있어 상당히 좋습니다."

하지만 인구가 적고 출산도 많지 않은 농촌 지역에서 인제군과 같은 산부인과 개설은 여전히 높은 벽입니다.

전국적으로 산부인과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분만실을 갖추지 못한 자치단체는 쉰 곳이 넘습니다.

산부인과 부족은 산모 사망 등 또 다른 부작용으로 이어집니다.

출생아 10만 명당 아이를 낳다 숨지는 산모 수를 '모성 사망비'라고 합니다.

산부인과가 부족한 강원도의 모성 사망비는 현재 27.3명입니다. 서울보다 4.6배 많고 70년대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강춘빈, 산부인과 전문의]
"(지방) 산부인과 의사가 먼저 환자를 보고 고위험 환자는 시기에 따라 대도시 큰 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게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 (산모) 위험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는 최근 10년 새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특히 문을 닫은 산부인과 대부분이 지방에 집중되면서 도·농 간 출산 의료 인프라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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