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 대형차' 대부분 속도제한장치 조작

'폭주 대형차' 대부분 속도제한장치 조작

2014.09.23.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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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속도로에서 승용차보다 빨리 달리는 대형차들 때문에 사고를 당할 뻔한 아찔한 경험 겪으신 분들 많을 텐데요.

대형차에는 안전 속도제한 장치가 설치돼 있는데, 전국을 돌며 이 장치를 해제해 준 차량 정비 업자가 붙잡혔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무거운 화물을 실은 대형 화물차가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시속 11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다 보니 화물차가 지나갈 때마다 아찔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대형 화물차는 시속 90km, 버스는 시속 110km 까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제한 속도가 설정돼 있는데, 어떻게 시속 110km를 훌쩍 넘기는 걸까?

운행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불법으로 속도제한 장치를 풀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화물차 운전기사]
"운행시간이 길어지니까 속도 장치를 다 풀죠. AS 기간 끝난 차는 거의 다 다 풀었다고 보면 되요."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속도제한 장치를 푼 대형차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보시는 것과 같이 과속 카메라가 없는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시속 100km가 넘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대형차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전국을 돌며 불법으로 대형차들의 속도제한 장치를 풀어준 정비 업자 40살 오 모 씨가 붙잡혔습니다.

오 씨는 4년 동안 차량 1,100여 대의 속도제한 장치를 풀어 3억 7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오 씨는 일부러 한적한 도로에서 대형차 운전기사들을 만나 작업을 해 단속을 피했습니다.

[인터뷰:이현진, 전주 덕진경찰서 지능팀장]
"피의자는 차주와 직접 연락을 해서 한적한 제3의 장소에서 만나 접선을 하고 현장에서 20∼30분 동안 작업을 했습니다."

오 씨와 대형차 운전자들은 속도제한 장치를 풀어도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을 미리 알았습니다.

차량 정기 검사를 받을 때도 최고 속도 측정은 하지 않기 때문에 적발될 일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인터뷰:황호기, 교통안전공단 전주 자동차 검사소 소장]
"일반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고 차를 주행해보지 않으면 제한 장치가 해제돼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경찰은 오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속도제한 장치 설정 변경을 의뢰한 대형차 운전자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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