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뒤집어 쓰며 사투...피해 줄여

기름 뒤집어 쓰며 사투...피해 줄여

2014.02.17. 오전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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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또다시 많은 기름이 바다에 유출됐지만 해경 대원 사투가 없었다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수도 있습니다.

화물선에 난 구멍을 가까스로 막아낸 해양경찰 특수구조단원이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선체에 난 구멍에서 시커먼 벙커C유가 계속 쏟아집니다.

헬기를 타고 긴급 출동한 해경 대원이 화물선에 내려 밧줄 하나에 몸을 의지해 구멍을 막기 위한 사투를 벌입니다.

[인터뷰:신승용, 남해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함미 측면에 구멍이 나서 기름이 계속 밑으로 '졸졸졸' 흐르고 있었습니다."

높은 파도에 배가 요동치고 덩달아 밧줄까지 흔들립니다.

작업은커녕 중심 잡기도 힘든 두 사람 얼굴로 기름에 기름증기까지 쏟아집니다.

[인터뷰:신승용, 남해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기름이 유출되다 보니 구멍에서 나오는 기름을 몸으로 맞아야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기름 때문에 시커멓게 변하고, 고된 작업에 일그러진 얼굴.

두 시간여 만에 임무를 완수했지만 극한 상황에서 얼어붙은 굳은 표정은 풀릴지 모릅니다.

그래서 더 믿음직해 보였을까?

단정한 모습으로 나타나자 본인들도 어색해합니다.

[인터뷰:신승용, 남해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얼굴을) 약간 닦다 보니까 부풀어 오르기는 했는데 심하지는 않습니다. 다들 걱정해주셔서 감사 말씀드리고..."

이미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벙커C유는 무려 23만 7천 리터.

여수 사고보다 더 많은 양이지만 위험을 무릅쓴 해경 특수구조단의 투혼이 더 큰 피해를 막았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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