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감옥' 103년 만에 최장 눈

'하얀감옥' 103년 만에 최장 눈

2014.02.14. 오후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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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흐레 연속 폭설, 강원 동해안 지역은 103년 기상 관측 사상 최장 적설 기간을 갈아치웠습니다.

일상이 갇힌 상황에서 이제는 치운 눈을 버릴 곳을 찾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낮에도 밤에도, 주말에도 주중에도 눈은 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무려 아흐레 동안 계속된 폭설.

동해안 지역은 103년 기상 관측 이래 최장 적설 기간을 갈아치웠습니다.

기간도 기간이지만 그 엄청난 양은 도심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출근이나 등굣길에 방수가 되는 장화나 등산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 등산용 아이젠까지 등장합니다.

[인터뷰:김문규, 강릉시 홍제동]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아이젠을 해야 하고 그래야 넘어지지 않거든요. 특히 겨울에 넘어지면 골반 같은데 위험하거든요. 그래서 나올 때 아이젠하고 왔어요."

당연히 대중교통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녀야 합니다.

도로 제설을 마칠 때까지 차가 막히는 것 또한 흔한 일입니다.

퍼내고, 또 퍼내고.

경찰, 군인, 지자체 공무원 누구든 유일한 업무는 눈 치우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열흘 가까이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지는 제설에 동해안 주민들은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지원돼 투입된 제설 중장비만 2천여 대.

하지만 이제는 치운 눈을 버릴 곳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주도로와 이면도로, 골목길에서 쏟아져 나온 눈은 도심 외곽이나 하천에 쌓아둘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전영길, 제설 트럭 운전 기사]
"지금 시내에는 버릴 데가 없어서 남대천 강가인데 여기다 버릴 수밖에 없어요."

다행히 오후 들어 오랜만에 눈이 그치면서 제설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최장 기간 이어진 동해안 폭설.

감당할 수 없는 눈은 일상의 모든 것을 뒤바꿔 놓았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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