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말라 죽는 소나무 급증

[앵커]

제주지역 소나무가 빠르게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두 달 사이 5만여 그루가 추가로 말라 죽어 현재는 10만여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예산과 장비가 부족해 제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종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제주시 인근에 있는 소나무밭입니다.

여름까지만 해도 푸름을 간직했지만 최근 모두 말라 죽었습니다.

지난 7월 말 5만여 그루로 파악됐던 고사 소나무는 현재 10만여 그루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두 달 사이에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문제는 말라 죽는 현상이 제주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윤병현, 산림청 산림병해충과장]
"올해 가뭄과 고온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소나무가 쇠약해진 상태에서 소나무 좀 등 2차 피해로 (확산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약 25% 정도가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것으로 파악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감염 소나무를 연말까지 제거하지 못하면 제주 전역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말라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소나무 고사 현상이 확산하고 있지만, 예산과 장비가 부족해 제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고사한 소나무 제거에 나서는 인력은 하루평균 250여 명.

하지만 이들이 제거하는 소나무는 하루 500여 그루에 불과합니다.

다음 주부터 군인과 경찰, 지역 자생단체까지 투입될 예정이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현을생, 제주도 환경추진본부장]
"저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고사 현상이 심해 대책을 다시 세우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표본·전수조사를 거쳐 지역 상황에 맞는 방제계획을 (수립하겠습니다.)"

제주 산림 면적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소나무.

소나무재선충병과 기상 변화 등으로 빠르게 말라 죽으면서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YTN 유종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