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건물은 화재 '사각지대'

초고층 건물은 화재 '사각지대'

2013.03.22. 오후 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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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20kg이 넘는 장비를 메고 산소마스크까지 쓴 소방대원들이 국내 최고층 건물을 오르며 비지땀을 흘렸습니다.

초고층 건물 화재 진입 훈련 현장에 김종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개봉한 영화 '타워'는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에서 불이 나면 결국 소방관들이 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실상에서는 어떨까?

30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 현장 진입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인터뷰:김종규, 부산 해운대소방서 서장]
"전원이 차단되고 비상 전원이 차단되고 나면 비상 승강기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런 극한 상황에 대비해서 우리 소방관은 (도착) 시간을 측정하고 훈련을 해야만 합니다."

산소마스크까지 쓴 구조대원이 꼭대기인 80층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20분.

[인터뷰:정인섭, 부산 해운대소방서 구조대]
"힘들다는 것을 느꼈고 평상시에 체력 단련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불이 번지기 전에 도착할 수 없는 것도 문제지만 실제 상황이었다면 대원들이 꼭대기에 도착조차 할 수 없는 것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 아파트에는 모두 3천2백여 개의 계단이 있습니다.

채 옥상에 닿기도 전에 등에 매단 산소가 다 고갈되기 때문에 적당한 높이에서 다시 내려오지 않으면 소방관들도 위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지난해 18억 원을 들여 도입한 굴절 소방자동차가 진화 작업을 벌일 수 있는 한계 높이는 100m.

여기에다 소방헬기가 위에서 뿌린 물이 건물 속까지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은 지난 해운대에서 2010년 발생한 고층 오피스텔 화재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소방인력과 장비가 극복하기 힘든 높이에 있는 초고층 건물은 법에 따라 대피시설과 스프링클러 등을 갖추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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