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온난화 가속, 식탁이 바뀐다

바다 온난화 가속, 식탁이 바뀐다

2013.03.08. 오전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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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기후변화 때문에 바다 생태계가 바뀌어 우리가 먹는 반찬의 종류가 달라진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자주 먹던 생선을 쉽게 먹을 수 없게 되면 난감해질 텐데요.

기후변화가 우리의 생활 환경을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고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입니다.

이곳에서도 기후변화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부들이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생선을 고르는데요.

주로 눈길이 가는 건 고등어나 오징어처럼 요즘 많이 보이고 비교적 싼 수산물입니다.

[인터뷰:김효경, 제주시 연동]
"요새는 많이 고를 게 없어요. 그냥 가격 싼 위주로 많이 고르고 있어요. 오징어나 고등어 그런 위주로..."

가격이 싼 이유는 어획량이 크게 늘어서인데요.

기후변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바다 생태계가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수온은 지난 40년 동안 1도 이상 상승했고, 수온이 1도 오르는 것은 육상에서 기온이 10도 오른 것과 맞먹습니다.

[인터뷰:정석근,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
"육상에 비해서 해양은 온도 변화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종의 이동속도는 육상보다 5배에서 10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주와 남해안 수온이 오르면서 따뜻한 물에 사는 고등어나 오징어, 멸치 같은 난류성 어종은 잘 잡히고 있지만, 명태 같은 찬물에 사는 한류성 어종은 이제는 국산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기후변화로 어종이 빠르게 변하면, 연안에서 조업하는 대다수 영세 어민들도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고기별로 그물과 배의 종류가 다른데 잡히는 고기가 바뀐다고 장비를 그때그때 바꿀 수는 없습니다.

교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로 해녀도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수온이 오르면서 패류의 먹이인 해조류가 사라지고 덩달아 전복과 소라 생산량도 크게 줄고 있는데요.

전복, 소라를 잡아 생활하는 해녀도 숫자가 같이 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바다 환경은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동안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대비하지 않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에게 이어집니다.

[인터뷰:고준철, 아열대수산연구센터 박사]
"수산물의 자원량이 점차 감소하다 보니까 향후에는 수산물에 대한 단가가 증가하다 보면 일반 서민들의 식탁에 올라오는 양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고..."

앞으로 2100년이면 제주와 남해안 바다는 일본 오키나와처럼 아열대로 변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생활에도 큰 변화가 올 텐데 아직까지는 관련 연구는 부족한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YTN 고재형[jhk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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