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랴러려' 분청사기..."16세기 지방 하층민도 한글 사용"

'라랴러려' 분청사기..."16세기 지방 하층민도 한글 사용"

2011.09.08. 오후 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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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글이 새겨진 1500년대 분청사기가 부산에서 출토됐습니다.

한글이 창제된지 반세기 만에 지방에 있는 신분이 낮은 도공에까지 넓게 퍼졌음을 알 수 있는 드문 자료입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글이 새겨긴 분청사기가 발굴됐습니다.

지름 15cm로 추정되는 사발 안쪽에 '라랴러려로료루'라고 한글이 적혀있는 것을 볼 수있습니다.

작게 '도됴두'라고 새겨진 부분은 잘려져 있는데, 사발 전체에 한글이 적혀 있었으리라 짐작됩니다.

분청사기는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반에 잠깐 제작됐다 사라진 도자기입니다.

한글이 반포된 게 1446년이니까 50여년 만에 부산까지 퍼졌다는 증거입니다.

[인터뷰:홍보식,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장]
"정부에서 한글을 지방에까지 보급시키려고 하는 한글 보급 정책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것이 가갸거겨라는 '훈몽자회'의 학습 어구인 점도 흥미롭습니다.

당시 신분이 낮았던 도공까지 한글을 배웠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어리석은 백성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세종의 한글 창제 취지가 어느 정도 달성됐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녹취:백두현, 경북대 국문과 교수]
"도공이 형편 없었습니다. 대접이 거의 노비 수준이었죠. 도공이라는, 신분이 낮은 사람이 한글을 배웠다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운 거고..."

16세기 초반에 지방에서 한글을 썼다는 기록은 많지만, 실제로 한글이 남아있는 경우는 문서를 포함해도 손에 꼽습니다.

박물관 측은 이번에 출토된 지점 근처에 한글 자기가 더 묻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더 세심히 발굴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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