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태풍 '바비' 서해 진입...밤사이가 최대 고비

[날씨] 태풍 '바비' 서해 진입...밤사이가 최대 고비

2020.08.26. 오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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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한 8호 태풍 '바비'가 제주도 서쪽 해상을 통과해 서해로 진입했습니다.

이미 제주도에는 침수와 강풍 피해가 속출했다고 하는데요,

태풍이 서해를 관통하는 밤사이가 태풍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태풍 현황과 전망, 또 피해 대비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혜윤 기자, 안녕하세요.

먼저 태풍 '바비'의 현재 위치와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태풍 바비는 제주도를 지나 서해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이동 속도가 초속 22km로 어제보다 2배 정도 빨라졌고요.

중형급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한 단계 더 발달한 상태입니다.

이번 태풍의 최고 중심 풍속이 초속 45m, 강풍 반경이 320km에 달하는데, 이 정도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뒤덮을 정도입니다.

이로 인해 충청과 경기 남부, 강원 남부. 서해 일부까지 태풍특보가 확대했고요

서울과 서울 등 그 밖의 지역에는 태풍예비특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앵커]
밤사이 태풍이 서해를 관통한다고 하는데, 진로에 변화는 없나요?

[기자]
기상청 진로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어제와 비교하면 상륙 지점이 조금 서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진로 보실까요?

태풍은 오늘 자정쯤 군산 서쪽 해상을 지나 내일 새벽 4~5시에는 수도권에 영향을 주겠습니다.

이어 내일 6시쯤, 북한 황해도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로가 동쪽보다는 서쪽으로 조금 더 움직일 가능성은 있습니다.

따라서 밤부터는 호남에 이어 충청과 수도권이 태풍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강한 비바람이 예상됩니다.

[앵커]
제주도는 일단 태풍 최대 고비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겠군요, 제주도는 비바람이 얼마나 강했나요?

[기자]
태풍이 지난 제주도에는 어제와 오늘 사이 강한 비바람이 기록됐습니다.

제주도 산간에서 400mm에 달하는 폭우와 최대 순간풍속도 윗세오름에서 초속 36.4m 관측됐습니다.

이로 인해 제주도에는 도로 침수는 물론 큰 나무가 부러져 인도를 덮치거나, 가로등이 쓰러지는 등 강풍과 호우 피해가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태풍은 현재 서해로 북상하고 있는데요.

전남 신안 가거도에서 초속 40m가 넘는 돌풍이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면 달리는 기차가 탈선하고 나무도 뿌리째 뽑힐 정도의 위력입니다.

[앵커]
앞으로는 바람이 어느 지역에 얼마나 불까요?

[기자]
호남과 충청, 수도권으로 순차적으로 바람이 강해질 겁니다.

현재 레이더 모습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텐데요

태풍이 어디쯤 올라왔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전남 남서쪽에 원형으로 보이는 게 태풍의 중심, 태풍의 눈입니다.

중심은 아직 멀지만, 충청도까지 태풍 비구름의 영향권에 들어 있는 모습입니다.

앞으로 가장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이는 곳은 섬 지역입니다.

흑산도와 가거도, 백령도와 서해 5도에 초속 40~60m의 폭풍이 불겠고요,

그 밖의 서해안에는 30~40m의 강풍이 예상됩니다.

[앵커]
이번 태풍은 적도가 아닌 타이완 부근 고위도에서 발생했는데도 세력이 무척 강해졌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보통 일반적인 태풍은 적도 부근에서 발생해 에너지를 축적하며 북상하게 되는데, 이번 태풍은 타이베이 동쪽 해상의 고위도 부근에서 만들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세력이 무척 강해진 이례적 태풍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높은 해수면 온도를 원인으로 들 수 있는데요

현재 북서 태평양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30도 이상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습니다.

높은 수온은 태풍을 발달시키는 에너지원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에 제주도 부근까지 북상하는 과정에서 태풍이 무척 느리게 이동했기 때문에 더 강하게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태풍 이동 속도는 서해 진입하면서 점점 빨라졌고, 앞으로 더 빨라지겠습니다.

태풍이 내륙에 상륙하진 않지만 우리나라는 태풍 진로의 오른쪽인 위험반원에 들겠고, 수도권과 충청. 호남지방은 강한 비바람 피해가 우려됩니다.

[앵커]
예상진로를 보면 2012년 볼라벤, 2019년 링링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태풍 '바비'와 이 태풍들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기자]
과거 서해로 북상한 태풍으로 이번 '바비'와 비슷한 경로의 태풍은 2012년 볼라벤과 2019년 링링입니다.

두 태풍 모두 서해로 북상해 강한 비바람 피해를 줬습니다.

태풍 볼라벤은 광주 무등산에서 초속 59.5m의 폭풍과 제주도 산간에 748mm의 폭우를 쏟아부었고, 지난해 링링도 제주 산간 419mm 흑산도에서 초속 54.5m의 돌풍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태풍 바비는 어제보다 진로가 살짝 더 서쪽으로 이동한다면 두 태풍 중 볼라벤보다는 링링과 더 비슷합니다.

[앵커]
이번 태풍으로 바람 기록을 바꿀 정도의 역대급 폭풍이 불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애초 우려했던 것만큼의 역대급 강풍은 가능성이 조금 낮아졌습니다.

기상청에서 제주도와 서해안에 최고 60m의 강풍을 예상했었는데요.

보통 강한 바람은 제주도와 전남 해안에서 기록이 나오는데, 이번 태풍으로 기록된 강풍은 전남 가거도 초속 43.4m가 최고입니다.

역대급 강풍에는 못 미치는 수준인 겁니다.

조금 이상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기상청은 아직 백령도 부근과 전남 섬 지역에 최고 초속 60m의 바람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 초속 60m의 바람을 예상했던 서해안은 30~40m로 한 단계 낮춰 예보하고 있습니다.

강수량은 이미 400mm의 호우가 쏟아진 제주도에 최고 150mm의 비가 더 오겠습니다.

전남 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도 최고 250mm의 많은 비가 오겠습니다.

역대급 강풍은 아니더라도 초속 40m 정도면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달리는 열차가 탈선하며 돌이 날아다니는 강력한 수준입니다.

태풍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는 경계를 늦추면 안 되겠습니다.

[앵커]
이제 태풍이 북상하면서 중부지방은 밤사이가 고비가 될 걸로 보입니다. 지역별로 가장 위험한 시간 언제쯤이 될까요?

[기자]
태풍의 최근접 시간으로 살펴드리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그래픽으로 보시죠

전남 신안이 오늘 밤 9시, 전북 군산은 자정입니다.

내일 새벽 2시는 충남 태안, 인천이 새벽 4시 서울 최근접 시간은 새벽 5시입니다.

밤에는 충청도는 물론 수도권도 태풍 영향권에서 비바람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이니까 각별히 주의 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서해안과 남해안은 너울성 파도에 만조 시기가 겹쳐 폭풍 해일 피해도 우려됩니다.

밤사이 주의가 필요한 곳은 서해안이고요 충남 태안 만조시각은 밤 9시 43분쯤 될 전망입니다.

[앵커]
긴 장마 뒤 강력한 태풍까지 북상하니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피해를 그나마 줄일 수 있을까요?

[기자]
가장 우려되는 지역은 서해안과 서쪽 내륙이고요

수도권도 위험반원에 들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미 긴 장마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상태여서 이번 태풍 비바람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붕과 간판 등 바람에 날릴 수 있는 시설물은 미리 결박을 하는 등 대비를 해주셔야 하고요

저지대 주차 차량은 높을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하수구와 배수구도 미리 점검을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다만 태풍이 북상한 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때는 농경지 배수로 정비나, 주변 시설물 점검을 위해 밖으로 나가시는 건 위험합니다.

또 무엇보다 강풍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창틀을 잘 고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테이프를 X 자로 붙이거나 젖은 신문지를 유리에 붙이는 방법은 효과가 미미합니다.

창문, 창틀을 단단히 고정할 수 있도록 그림처럼 창틀을 따라 붙여주시고, 창문과 창문 사이에 공간에는 종이나 천을 넣어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앵커]
이번 태풍 지난 뒤에는 날씨 어떤가요? 또 다른 호우로 인한 피해는 없을까요?

[기자]
우선 이번 태풍은 목요일인 내일 오전이면 북한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서, 강한 비바람은 내일 오후부터 잦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금요일까지는 대기 불안정으로 곳곳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말부터는 대체로 맑고 더운 날씨가 예상됩니다.

다만 시기상으로 8월 말부터 가을로 이어지는 9월에는 태풍이 북상해 한반도로 길이 열리는 시기고, 이때 올라오는 태풍은 대부분 강합니다.

기상청도 올가을 한두 개 정도의 태풍을 예보한 상태여서, 앞으로 9월과 10일 초반까지는 태풍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아직은 예측 모델에서만 모사하고 있지만 다음 주 이번보다 더 강한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금 태풍이 만들어진다면 우리나라로 주변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커 이번 태풍 이후에도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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