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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종사 여성 61% "성폭력·성희롱 피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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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3-13 00:05
앵커

지난해 영화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더니 여성 응답자의 60% 이상이 성폭력 또는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여성 영화인 중 11%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도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상익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천만 요정'으로 불리던 배우 오달수 씨의 성폭력 의혹에 이어 터져 나온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 씨의 상습 성폭력 폭로.

영화계의 치부가 드러나자 영화인들은 오랫동안 곪은 상처가 터졌다며 토론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심재명 / 한국영화성평등센터장 : 여성 영화인의 위치의 열악함, 이런 것들이 열악하기 때문에 폭로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영화계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성폭력과 성희롱 실태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영화계 종사 여성 3명 중 2명꼴인 61.5%가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연령 별로는 20~30대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여성 응답자의 피해 유형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이 40.0%로 가장 많았고, 술을 따르게 하거나 원치 않는 술자리를 강요받았다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 여성 9명 중 1명꼴인 11.3%는 원치 않는 성관계까지 요구받았고,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베드신이나 노출신을 강요받는 등 촬영 중 일어난 성폭력도 4.1%로 집계됐습니다.

직군별로는 작가가 성폭력·성희롱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배우와 연출, 제작 순으로 피해 경험이 많았습니다.

비정규직은 50.6%가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반면 정규직은 29.9%에 그쳐 역시 고용형태가 불안할수록 더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배우 문소리 씨는 영화인 전체가 가해자나 피해자, 방관자였거나 암묵적 동조자였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반성을 촉구했습니다.

[문소리 / 영화배우 : 우리 전체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이 돼야 하지 않을까….]

영화인들은 현장에서의 지속적인 성폭력 예방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남순아 / 영화감독 : 대리 출석하거나 각 팀의 막내가 대표로 가서 (예방교육을) 이수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및 참여 독려는 제작사와 투자사, 감독과 PD를 비롯한 주요 스태프들의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은 업무협약을 맺고 성폭력·성희롱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피해자 상담과 법적 대응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영화인들은 영화계 내 오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간 작품의 완성도나 예술이라는 미명 하에 눈감아온 구성원들의 의식 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YTN 김상익[si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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