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장악 문건 공개..."MB정권 방송 장악 시도"

공영방송 장악 문건 공개..."MB정권 방송 장악 시도"

2017.09.19. 오전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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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MBC와 KBS 등 공영방송의 인사에 개입하고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양사 노조는 정치권력이 언론사 조직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정원이 지난 2010년 원세훈 전 원장 지시로 만든 공영방송 장악 문건입니다.

MBC 관련 문건엔 최문순 전임 사장 인맥과 좌편향 간부를 교체하고 정치 투쟁, 편파 방송 전력자에 대한 문책 인사를 단행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PD수첩과 시사매거진 2580 등 주요 시사 프로그램 제작진과 진행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반드시 교체해야 할 대상자로 꼽았습니다.

이어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내부 비리와 부도덕성 의혹 폭로를 독려하고 주동자는 영구 퇴출을 추진한다는 세부 지침도 명시했습니다.

석 달 뒤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KBS에 대해서도 비슷한 문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중점 고려사항으로 일부 간부와 기자의 실명을 적시해 퇴출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정 지원에 소극적이며 정부 비판적 보도를 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도 자체 입수한 관련 문건의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성재호 / 언론노조 KBS 본부 위원장 :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스스로 밝힌 여러 공작과 관련된 문건, 보고서 중에 딱 하나일 뿐입니다.]

문건에 따르면 좌편향 대상뿐 아니라 MB 정부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않은 간부는 이른바 무소신 간부로 분류해 평가됐습니다.

KBS 새노조는 이 문건에 의해 결국 보직 변경 등 퇴출이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반정부 왜곡보도에 혈안이 됐다는 이유로 퇴출 대상으로 지목된 기자는 갑작스러운 인사 발령이 났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용태영 / 당시 시사 프로그램 팀장 : 상당히 드라이하게 당시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그런데도 반정부 왜곡보도 사례로 들었던 건, 당시 국정원이 거의 비정상적인 수준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앞서 MBC 노조도 MBC 내부에서 방송 장악이 전방위에 걸쳐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두 노조는 정치권력이 언론사 조직에 개입해 불법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정원이 두 문건을 모두 청와대에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나 검찰 수사가 당시 청와대 인사들로 확대될지 주목됩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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