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목욕하는 날"... 오래된 대중탕·여관의 변신

"예술로 목욕하는 날"... 오래된 대중탕·여관의 변신

2017.07.01. 오전 05: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예술로 목욕을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수십 년 된 대중목욕탕과 여관이 시민과 함께하는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광연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남탕과 여탕의 벽은 허물어지고, '목욕탕'이라는 빛바랜 글씨만 굴뚝에 새겨져 있는 이곳.

1958년 지어진 대중목욕탕으로 지난해부터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세월이 흔적이 고스란히 타일에 스며 있는 목욕탕은 전시와 공연장으로, 탈의실은 카페로 변신했습니다.

[서상혁 / 행화탕 대표 : 몸에 때를 미는 목욕탕이 아니라 마음의 때를 미는 예술 목욕탕으로 복합예술공간 행화탕으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예술로 목욕하는 날, 관람객들은 톱으로 쓱싹쓱싹 나무를 자르며 직접 '목욕탕 의자'를 만들어봅니다.

[김재희 / 서울 응암동 : 신기해요, 목욕탕 안에서 예술을 즐긴다는 테마가 재밌고요, 일상에서 탈피된 느낌?]

행화탕은 8월부터 10월까지 마지막 수요일 다양한 문화 행사로 시민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서울 통의동 2-1번지 보안여관.

앙상한 목조 뼈대와 누런 흙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80여 년 전 지어진 여관으로 2007년부터는 이른바 '문화 숙박업'으로 재개업을 했습니다.

객실에는 투숙객이 아닌 예술가들의 작품이 들어서면서 외국인 관람객들도 들러 감상하는 명실상부한 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엠마 코렐 / 외국인 관람객 : 역사가 깃든 건축물에서 젊은 예술가들의 전시를 볼 수 있으니 정말 좋네요.]

천재시인 이상의 '오감도'에도 등장하는 통의동 골목에 자리한 이곳은 1930년대 서정주 시인이 하숙하며 '시인부락' 창간호를 낸 곳이기도 합니다.

예술인들의 정처 없는 삶의 흔적을 품고 있기도 한 보안여관,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덧대며 문화 공간으로 명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광연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