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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톡스] 뉴스 뭐로 보니?
    [디톡스] 뉴스 뭐로 보니?
    1. 아침에 눈을 뜬다. 밤 사이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지 뉴스가 궁금하다.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을 켠다. 내 피드에 나열된 이런 저런 언론사들의 기사들을 본다. 밤사이 국내 사건사고 소식부터 해외 테러 소식, 각국 정상들의 회담 소식까지 대략적인 소식들을 접한다.

    2. 출근을 하기 위해 버스를 탄다. 조금 일찍 도착할 것 같아 회사 동료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일찍 출근한 김에 모닝 커피는 내가 쏜다!’ ‘콜! 1층 카페에서 만나!’ 톡을 주고받고 난 뒤 스마트폰 화면을 오른 손 엄지손가락으로 왼쪽으로 휙 하고 넘기면 카카오 채널 페이지로 이동한다. 메인 페이지에 여러 신문 방송사들의 기사는 물론 각종 매거진 기사까지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솔직히, 기사 제목에는 별로 눈이 안 간다. 눈에 띄는 이미지(썸네일)부터 클릭을 한다. 기사 수도 별로 많지 않아서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그렇게 카카오 채널 메인 페이지에 올라온 기사 몇 개를 보고 나니, 회사 앞이다. 다시 동료에게 카톡을 보낸다. ‘2분 뒤 도착. 내려와!’

    [디톡스] 뉴스 뭐로 보니?

    3. 커피를 마시며 잠시 수다를 떤 뒤 자리에 앉았다. 오늘 하루 일정을 살펴보고 보고까지 마쳤다. 잠시 시간이 남아서 컴퓨터로 네이버에 들어갔다. 뉴스 메인 페이지에만 수십 개의 기사 제목이 나열돼 있다. ‘뭐가 있나 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침에 페이스북과 카카오로 대충 기사를 본 상황이라서 그만 둔다. ‘일이나 하자.’

    4. 어떻게 하루가 갔는지 벌써 퇴근 시간이다. 오늘은 회식도 없고 모처럼 집에 일찍 들어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넷플릭스로 미드나 한 편 봐야지’ TV를 켰다. 그런데 옆에 있던 아버지가 8시 뉴스를 보신다고 한다. ‘요즘 누가 8시 뉴스 보나’ 했는데 내 옆에 있다. ‘뉴스 보실 거면 스마트 폰으로 보세요.’ 목젖까지 올라오는 말을 참았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소식들을 8시 뉴스로 다시 한 번 정리하는 느낌이다. ‘뉴스 시험 볼 것도 아닌데 굳이 또 봐야하는 건가’ 내지는 ‘낮에 SNS로 본 것과 다른 게 하나도 없는데 봐야한다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 멤돈다.

    [디톡스] 뉴스 뭐로 보니?

    뉴스 소비 방식의 변화를 설명하는 유행어 같은 한 마디가 있다. "중요한 뉴스라면 뉴스가 나를 찾아올 것이다(If the news is important, it will find me)"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내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채널을 통해서 접하는 뉴스는 내가 찾은 것이라기보다 나를 찾아 온 뉴스에 가깝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8시 뉴스를 기다리거나, 신문을 찾아보거나,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는 게 더 익숙했던 상황인데 뭔가 바뀌어도 크게 바뀌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의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을 신문과 방송 같은 레거시 미디어의 위기로 해석을 한다. 이 역시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신문을 사서 보는 사람들이나, 8시 뉴스를 텔레비전 앞에서 기다렸다 보는 사람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조사 결과를 통해서 입증됐다. 반면, 스마트 폰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모바일을 통한 뉴스 소비는 기하급수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전 세계 모든 언론사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모바일 퍼스트’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는 배경이다.

    단언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대한민국의 언론사에서 ‘모바일 퍼스트’나 ‘디지털 퍼스트’가 완벽히 실현되기에는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언론의 주 수입원인 광고수익은 여전히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예측 기준점은 미국시장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광고주의 광고비 집행이 이미 상당 부분 모바일로 넘어 왔다. 통상 미국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국내에 반영되는데 3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대한민국에서는 2018년 전후 시점에 미디어 시장에 어떤 큰 변화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광고비가 신문 광고비를 처음으로 넘어선 것은 그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일부 신문과 방송사들이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며 편집국, 보도국과 디지털 부문의 통합을 실험하고 있는 점도 글로벌 트렌드가 대한민국에서 현실화되는 것을 준비하는 흐름일지도 모른다.

    [디톡스] 뉴스 뭐로 보니?

    물론, 이 같은 전망 역시 보기 좋게 빗나가고 죽어가는 레거시 미디어가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며(10년 전에 샀던 책의 제목이 ‘신문도 방송도 죽었다’였다) 하나의 권력으로서 더 오랜 시간 존재할지도 모른다. 다만, 어떤 결과가 벌어지든지 대비를 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런 점을 인식하는 언론인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준비 없이 미디어 조직 내 권력 구도의 변화가 생긴다면, 3년쯤 뒤 대한민국에서 모바일 광고비가 온 에어 광고비를 추월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은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큰 충격이 나에게 또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래서 준비를 해야 한다. ‘디지털 퍼스트’를 ‘모바일 퍼스트’를.

    이승현 기자 / YTN 디지털센터 디지털뉴스팀장
    이메일: hyun@ytn.co.kr
    페이스북 페이지: YTN이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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