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톡스] 2016년 병신년, 카카오톡의 ‘병신사화’

[디톡스] 2016년 병신년, 카카오톡의 ‘병신사화’

2016.09.07. 오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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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톡스] 2016년 병신년, 카카오톡의 ‘병신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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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대한민국 모바일 뉴스 시장을 접수하기 위해 페이스북 코리아 진영을 세운지 어언 4년. 지난해 네이버와의 결전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2016년이 하반기로 접어든 지금, 페이스북 진영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전 세계적으로 17억 명을 인질로 붙잡은 페이스북이지만, 유독 대한민국과 일본에서는 그 어떤 전술과 전략을 써도 기대에 못 미친다. 답답할 노릇이다.

[디톡스] 2016년 병신년, 카카오톡의 ‘병신사화’

대한민국의 경우 페이스북의 가장 큰 적군은 네이버다. 이미 대한민국 모바일 인질 대부분을 인질로 붙잡고 있는 네이버. 페이스북이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전체 모바일 인질 30% 정도를 인질로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아직 네이버가 확보한 인질 수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스턴트 아티클이라는 신무기를 대대적으로 도입해 보급했지만, 각 군(언론사)은 하나같이 명중률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한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YTN이 기존 무기를 모두 인스턴트 아티클로 바꿨지만, 이 역시 전군을 놓고 보면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2016년 병신년 하반기, 페이스북의 고민은 조금 더 깊어진 모습이다. 네이버와의 일전을 치르기도 버거운데 카카오톡 진영이 야심차게 군을 일으켰다. 이름하야 카카오 채널. 안 그래도 카카오톡 때문에 페이스북 메신저가 대한민국에서만 메신저 취급을 못 받아 답답한데, 이번에는 카카오 채널을 일으켜 뉴스를 유통시킨다고 한다. 그동안 대기업으로부터 군량미를 조달하며 명맥을 유지해 왔던 카카오 채널. 몇몇 정예 군단(언론사)으로부터 총기(기사)를 공짜로 지원받기로 했단다. 삼일천하에 그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지난해부터 카카오가 페이스북과 네이버를 상대로 일으켰던 모든 전쟁은 카카오의 완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디톡스] 2016년 병신년, 카카오톡의 ‘병신사화’

그런데, 좀 이상하다. 카카오 채널이 전쟁을 일으킨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총기를 공짜로 보급했던 군단 모두에게 총기 값을 훨씬 뛰어넘는 군량미(UV와PV)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군량미가 군단 별로 가지고 있는 창고의 크기(서버 용량)보다 훨씬 많아서 창고 밖에 쌓아두는 상황까지 벌어졌다는(서버 마비) 얘기도 들린다. 위협적이다. 페이스북으로서는 네이버와 1대1 맞짱을 뜨는 것도 힘든데, 이제 카카오 진영까지 가세한 형국이라 부담만 더욱 커졌다. 병신년 하반기, 카카오가 느닷없이 일으킨 카카오톡의 병신사화. 일단은 성공한 모습이다.

사실, 카톡 진영은 다음(DAUM) 군과 연합을 하면서 군단의 규모는 엄청나게 커졌다. 하지만, 진영 내부 갈등과 반목이 커지면서 사령관들이 중지를 모으지 못했다. 그동안 우왕좌왕, 연전 연패를 거듭해 왔던 배경이다. 카톡 군단으로서는 내부적인 입지와 더불어 네이버와 페이스북 등 적진과 맞설 한 방을 만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 왔다. 국내 정예 군단(주요 언론사)을 찾아 자존심 따위 버리고 머리를 조아리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4천만 명이라는 카톡 병사들을 기반 삼아 군을 일으켜 모바일 뉴스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핵심. 하지만 대한민국 정예군단들(언론사)는 하나같이 까다롭게 굴었다. 카톡 군에 입영 원서를 낸 4천만 명 가운데, 소년병과 노인병을 빼면 전투에 나설 인력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래도 카톡을 무시하고 모바일 전쟁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각 군은 핵심 병사(주요 기사)들을 매일 지원해 주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패기있는 소년병과 노련한 노인병들이 하루 종일 카톡 진영을 지키며, 때로는 적진에 침입하며 군량미(UV와PV)를 확보해 온 것이다. 카톡 군은 의리를 지키겠다며 군량미를 확보하는 대로 바로바로 각 지원군 군단 본부에 보냈다. 그런데 각 군단의 군량미 창고가 넘쳤다는 얘기도 들려오며 앞으로의 승전 가능성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디톡스] 2016년 병신년, 카카오톡의 ‘병신사화’

2016년 병신년 역시 페이스북과 네이버가 국지전을 벌이며 각자의 전력을 확인하다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전쟁 전문가들 대다수의 예상이었다. 특히, 페이스북은 '라이브'라는 신무기를 고도화시키며 적극 보급에 나섰고, 네이버는 별동대(라인)를 해외로 내보내 해외 인질 확보에(미국·일본 상장) 더 주력하고 있어서 양자 대결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카톡 진영이 일으킨 ‘병신사화’가 예상 밖의 성과를 내면서 네이버와 페이스북의 대결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른바 '新 삼국지 체제'의 재편이다. 물론 이 역시 어떻게 결론 날지 아무도 예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카톡 병신사화의 효과가 2017년 정유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대한민국의 모바일 삼국지 체제가 어떻게 결판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정유년이 新 삼국지 체제의 명운을 가를 주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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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 / YTN 디지털센터 디지털뉴스팀장
(hy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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