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구봉서가 남긴 유행어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구봉서가 남긴 유행어

2016.08.29. 오전 09:1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유행어.

무려 72자에 달하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길지도 모르는 유행어를 남긴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 씨가 별세했습니다.

맛깔스러운 리듬감 때문일까요?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데요.

손이 귀한 집에 외아들이 태어나자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수와 관련된 온갖 단어를 다 갖다 붙인 이름이었습니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서 이름을 줄여 부를 순 없죠.

이름이 너무 길어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웃음의 핵심이었습니다.

라면 한 그릇을 놓고 서로 양보하는 형제의 모습.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가족의 정만은 끈끈했던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죠.

구봉서와 '후라이 보이' 곽규석이 콤비로 활약한 이 라면 광고는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카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구봉서 씨는 한때 라디오 프로그램도 진행했었죠?

거기서는 이런 유행어를 낳았습니다.

"이거 되겠습니까? 이거 안 됩니다."

이 짧은 유행어를 통한 망설임 없는 사회 풍자로 큰 공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송해 / 코미디언 : 어려웠던 국민에게 그때마다 즐거움을 드리고 용기를 드리고 만나는 분마다 우리 열심히 삽시다 굳은 의지를 전해줬던 그런 분으로 생각합니다.]

[엄용수 / 한국코미디협회 회장 : 위대한 우리의 스승이셨고 또 훌륭한 대중문화 예술인이었습니다.]

[최병서 / 코미디언 : 너무 갑작스럽게 전해 듣고 저도 좀 당황했고요, 작년에 휠체어 타고 나오시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 건강하셔야 해요'라고 했고, 그 이후로 못 뵀는데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배고프고 힘들던 시절, 재치있는 입담으로 서민들의 삶을 위로했던 코미디언 구봉서 씨.

오늘 새벽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인식이 엄수됐습니다.

그는 이제 영원히 잠들었지만, 그의 남긴 수많은 유행어는 여전히 국민들의 가슴 속에 깨어있을 겁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