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가는 우리 한지...화살도 막는다

천년 가는 우리 한지...화살도 막는다

2016.05.07. 오전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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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전통 종이인 한지의 우수성이 재부각되고 있습니다.

천년의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내구성에 갑옷 재료로 사용될 정도의 강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대 종이보다 훨씬 뛰어났던 한지의 비밀을 정혜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려 현종 당시, 거란의 침입을 불심으로 막아내기 위해 간행되었던 초조대장경, 천 년이 흐른 지금도 255여 권이 국내에 남아있습니다.

아직도 손에 먹이 묻어날 만큼 보존 상태가 뛰어납니다.

[박광헌 / 호림박물관 학예연구사 : 보존 상태가 뛰어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고려 시대 때 만든 한지를 들 수 있습니다. 고려 한지는 우리나라 역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를 받습니다.]

고려 한지 제작 기법을 이어받은 조선 한지는 다양한 기법이 더해지며 대중화됐습니다.

특히 질기고 강한 한지에 옻칠을 한 뒤 '갑옷' 재료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최영준 / 지승공예 충남무형문화재 : 제가 지금 힘 있는 대로 잡아당기고 있거든요. 이게 안 끊어져요. 이렇게 한지가 질기고 단단해요.]

실제로 실험을 통해 전통 한지의 우수성을 살펴봤습니다.

전통 한지와 일반 복사 용지를 비교했는데, 전통 한지가 복사 용지보다 강도 면에서 268배나 강했습니다.

또 찢어짐에 저항하는 힘은 6배, 양쪽에서 잡아당겼을 때 지탱하는 힘도 2배가 더 강했습니다.

[황지연 / 제지공정·환경분석 연구실 : 양지에 비해서 한지는 섬유 자체가 섬유 장이 길고 서로 엉겨 있는 현상이 더 강하기 때문에 강도가 훨씬 더 높게 나옴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닥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리는 백 번의 공정을 거쳐 가장 강인하고 견고한 한 장의 종이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자연을 이해하고 그 특성을 살리는 독특한 기법을 찾아낸 선조의 지혜가 천 년의 생명력을 품고 있는 한지를 탄생시켰습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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