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 뒤잇는 '리얼리즘'

단색화 뒤잇는 '리얼리즘'

2016.02.08. 오전 05:0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요즘 세계 미술계가 한국 미술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데요, 단색화가 뜬 데 이어 1980년대 자생적으로 피어났던 한국의 리얼리즘 미술이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김웅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붉게 충혈된 눈과 깊게 패인 주름.

평생을 탄광촌 막장에서 고된 노동을 견뎌낸 광부의 신산한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한국전쟁과 5·18민주화운동 등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과 인물들이 한데 얽혀 강렬한 이미지로 전달됩니다.

양곡 포대를 캔버스 삼아 피폐해져 가는 농촌과 그 속의 사람들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1980년대 자생적으로 꽃을 피웠던 한국 리얼리즘의 대표 작가 8명의 작품 100여 점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단색화 등 추상화가 주류였던 70년대 화단에 반기를 들고, 제도권 밖에서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그림을 그렸던 화가들의 새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보다 더 정교한 극사실주의 계통의 그림부터 권력의 억압에 저항했던 현실 참여적 민중미술까지 '리얼리즘'의 큰 틀로 묶였습니다.

[임옥상 / 화가 : 삶을 떠난 미술이 우리에게는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고) 어떻게 하면 삶의 현장 속에서 미술이 같이 동고동락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던 때였습니다.]

특히 한 시대를 휩쓸었던 민중미술은 특수한 한국적 시대상을 담은 독창성을 인정받아 단색화의 뒤를 이어 세계 미술계가 주목할 예술 사조로 손꼽힙니다.

[유홍준 / 명지대 석좌교수·전시 자문 : 밖에서 봤을 때 한국적 미술의 정체성은 오히려 우리가 그동안 경원했던 세계속에서 주목을 하고 있고….]

4월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민중미술 작품을 모아 소개하는 상설 전시가 열리고, 학고재 갤러리에서도 9월 신학철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는 등 올 한해 관련 전시가 계속될 예정입니다.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했던 예술성과 그 가치가 30년의 세월을 건너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김웅래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