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퇴임...최태지 국립발레단장

아름다운 퇴임...최태지 국립발레단장

2013.12.11. 오전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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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고의 무용수에서 12년 동안 국립발레단을 이끈 최태지 단장.

한국 발레에 부흥기를 안겼다는 평가를 받는 최 단장이 이달 말로 발레단을 떠납니다.

퇴임을 앞둔 그녀를 김선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연말이면 단골로 무대에 오르는 '호두까기 인형'.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발레단을 떠나는 최태지 단장이 연습중인 단원들을 지도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17년 전, 당시 37살 재일동포 출신 젊은 무용수로 국립발레단장을 맡은 그녀는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발레단을 바꿔나갔습니다.

[인터뷰:최태지, 국립발레단장]
"(전혀) 모르는 분들한테 모든 이야기를 해야될 때 사실은 부끄럽기도 하고 참 힘들었어요. 그래도 열 번 계속 두드리면 들어주시더라고요."

단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세계적인 안무가들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스타 무용수를 키워냈습니다.

대한민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발레를 알리고자 노력한 결과 2008년 67%였던 유료 관객 점유율을 지난해에는 90%를 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인터뷰:이지현, 관객]
"해마다 겨울 시즌에 챙겨보던 공연인데 (발레단이 직접) 수원까지 오셔서 공연해주시니까 직장인인데 퇴근하고 와서 편하게 볼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또 발레의 본고장인 러시아, 프랑스 등을 찾아 변방에 있던 한국발레를 세계 무대 중심으로 옮겨놨습니다.

[인터뷰:최태지, 국립발레단장]
"볼쇼이 극장에 가서 우리 단원들이 무대에 설 때 심장마비 걸리는 줄 알았어요."

12년간 발레단 수장으로 살아온 그녀는 이제 자신을 돌아보며 또 다른 꿈을 꾸고자 합니다.

[인터뷰:최태지, 국립발레단장]
"항상 저는 24시간 발레였어요. 어떻게 보면 너무나 한가지에 집중하다 보니까 저도 사람으로서 밸런스를 잃은 거 같아요. 저를 쉬게 해주고 싶어요, 저 자신을."

한국 발레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최태지 단장은 오늘의 자신이 있도록 함께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최태지, 국립발레단장]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YTN 김선희[sunny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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