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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22일 별세한 우리 문단의 거목 박완서 작가의 장례식이 오늘 치러졌습니다.
소박하게 마지막 길을 가겠다는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천주교 가족장으로 장례가 엄수됐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박완서 선생의 장례 미사는 평소 고인이 다녔던 경기도 구리시 자택 근처 성당에서 열렸습니다.
유족과 문인, 일요일마다 성당에서 만나던 교우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보통 신자들처럼 장례 미사가 진행됐습니다.
주위에 폐 끼치기 싫고 소박하게 가고 싶다는 고인의 평소 뜻이 반영됐습니다.
암 투병 중인 시인 이해인 수녀는 내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해인 수녀는 고인이 23년 전 남편과 아들을 석 달 간격으로 잃은 뒤부터 자매처럼 지내며 '대화'라는 책을 함께 내기도 했습니다.
[녹취:이해인 수녀 고별 기도시 낭송]
"눈 오는 날 눈꽃처럼 깨끗하고 순결하게 한 생을 마무리한 우리의 어머니를 이 세상에 계실 때보다 더 행복하게 해주시기를 부탁드려도 되겠지요?"
정호승 시인도 '우리 문단의 영원한 모성'인 고인을 시로 떠나보냈습니다.
[녹취:정호승 시인 조시 낭송]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고통을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하고 물었을 때 '그것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견디는 것'이라고 하신 선생님 말씀..."
"내 속에 박완서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고인과 60여 년 짝꿍인 한말숙 작가는 좀처럼 운구에서 손을 떼지 못했습니다.
[녹취:한말숙, 박완서 선생 60년 지기]
"완서야, 잘 가거라, 잘 있어...내가 꽃다발에도 썼어요 잘 가, 잘 있으라고..."
고인은 23년 전 사별한 남편과 아들 묘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의 천주교 공원묘지에 묻혔습니다.
고인이 지난해 8월 펴낸 산문집에서 "어떤 무덤도 잘난 척 하거나 돋보이려고 허황된 장식을 하지 않는 평등한 공동묘지"라고 설명한 곳입니다.
그리고 "저승의 큰 빽"이라고 표현한 김수환 추기경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고인은 자신이 꿈꾼 대로 '초라하지도 유난스럽지도 않게 표표히' 못 가본 길을 떠났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지난 22일 별세한 우리 문단의 거목 박완서 작가의 장례식이 오늘 치러졌습니다.
소박하게 마지막 길을 가겠다는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천주교 가족장으로 장례가 엄수됐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박완서 선생의 장례 미사는 평소 고인이 다녔던 경기도 구리시 자택 근처 성당에서 열렸습니다.
유족과 문인, 일요일마다 성당에서 만나던 교우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보통 신자들처럼 장례 미사가 진행됐습니다.
주위에 폐 끼치기 싫고 소박하게 가고 싶다는 고인의 평소 뜻이 반영됐습니다.
암 투병 중인 시인 이해인 수녀는 내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해인 수녀는 고인이 23년 전 남편과 아들을 석 달 간격으로 잃은 뒤부터 자매처럼 지내며 '대화'라는 책을 함께 내기도 했습니다.
[녹취:이해인 수녀 고별 기도시 낭송]
"눈 오는 날 눈꽃처럼 깨끗하고 순결하게 한 생을 마무리한 우리의 어머니를 이 세상에 계실 때보다 더 행복하게 해주시기를 부탁드려도 되겠지요?"
정호승 시인도 '우리 문단의 영원한 모성'인 고인을 시로 떠나보냈습니다.
[녹취:정호승 시인 조시 낭송]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고통을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하고 물었을 때 '그것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견디는 것'이라고 하신 선생님 말씀..."
"내 속에 박완서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고인과 60여 년 짝꿍인 한말숙 작가는 좀처럼 운구에서 손을 떼지 못했습니다.
[녹취:한말숙, 박완서 선생 60년 지기]
"완서야, 잘 가거라, 잘 있어...내가 꽃다발에도 썼어요 잘 가, 잘 있으라고..."
고인은 23년 전 사별한 남편과 아들 묘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의 천주교 공원묘지에 묻혔습니다.
고인이 지난해 8월 펴낸 산문집에서 "어떤 무덤도 잘난 척 하거나 돋보이려고 허황된 장식을 하지 않는 평등한 공동묘지"라고 설명한 곳입니다.
그리고 "저승의 큰 빽"이라고 표현한 김수환 추기경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고인은 자신이 꿈꾼 대로 '초라하지도 유난스럽지도 않게 표표히' 못 가본 길을 떠났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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