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동물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앵커]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은 지구 상에서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호주 연구팀이 과학계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인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는데요.

바다에 사는 조류에 비밀이 숨어있었습니다.

허 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바다 수세미로 잘 알려진 해면.

약 6억 4천만 년 전 출현한 최초의 다세포 동물 가운데 하납니다.

세균과 박테리아만 존재했던 시기에 어떻게 이런 생물들이 탄생했는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호주 연구팀이 고대 퇴적암을 분석하던 중 그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엠버 자렛 / 호주국립대 연구원 : (퇴적암에 있는)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그 안의 분자를 분석하면서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추출한 분자 가운데 일부가 6억 5천만 년 전 조류와 관계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당시 지구는 5천만 년 이상 표면을 완전히 덮고 있던 얼음이 녹아내리는 시기였습니다.

이때 얼음이 녹으면서 생겨난 물은 지구 표면에 있는 각종 영양소를 품은 채 바다로 흘러갔습니다.

이 영양소가 따뜻해진 기온과 만나 조류가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준 겁니다.

영양소가 풍부한 조류가 많아지면서 더 크고 다양한 생명체가 탄생하는 데 필요한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요칸 브록스 / 호주국립대 교수 : 과학계를 대표하는 미스터리인 크고 복잡한 동물의 탄생에는 생태계의 혁명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조류의 부상이었습니다.]

조류가 탄생한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얼음에서 녹아내린 물보다는 질소 등 다른 성분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동물의 기원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줄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허찬[chanh@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