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정벌레·거북이 내 마음대로...동물 조종 기술 '속속'

딱정벌레·거북이 내 마음대로...동물 조종 기술 '속속'

2017.08.17. 오전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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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딱정벌레나 거북이 등 살아있는 동물을 조종하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전기자극을 주거나 먹이를 줘 보상해주는 건데, 재난 구조 활동 등 사람 손이 부족한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규 기자입니다.

[기자]
보일 듯 말듯 딱정벌레가 날아다닙니다.

흔한 딱정벌레처럼 보이지만, 이 벌레는 사람이 조종하는 대로 움직입니다.

딱정벌레 날개 근육에 전극을 심은 뒤 전기 자극을 줘 날개를 움직이는 원리입니다.

동물에 전극을 심는 대신 먹이를 주는 방식으로 조종하는 기술도 개발됐습니다.

특수 장비를 등에 부착한 거북이가 헤엄칩니다.

이 장비는 왼쪽과 오른쪽, 정면 등 5개의 방향에서 불이 켜지는 LED와 먹이가 흘러나오는 대롱 통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김대건 / 카이스트 박사 : 앞에 LED 디스플레이가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LED를 틀어주면 (거북이가) 왼쪽으로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는데, 왼쪽으로 따라갈 때만 먹이라는 보상을 통해 행동을 강화합니다.]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동물을 본떠 만든 로봇보다 움직임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연구팀은 로봇의 경우 발생하는 전원 공급의 문제를 실제 동물을 활용하면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필승 / 카이스트 교수 : 로봇이 계속 움직이려면 큰 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하고요. 대신 로봇은 작아야 하고요. 작게 만들면 얼마 구동되지 못하잖아요. 자연의 생명체는 자기 자신이 먹이를 먹으면서 끊임없이 행동할 수 있고요.]

하지만 동물에 기계적 장치를 접목할 때 생길 수 있는 윤리적 논란을 어떻게 풀 지가 과제입니다.

현재까지 바퀴벌레나 쥐도 비슷한 방법으로 조종하는 기술이 개발돼 있습니다.

이렇게 조종 가능해진 동물들은 앞으로 군사용 정찰이나 재난 현장 탐색 등에 두루 쓰일 전망입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sklee9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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