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할인행사는 놓칠 수 없다? 흥정의 고수 되는 심리법칙!

1+1 할인행사는 놓칠 수 없다? 흥정의 고수 되는 심리법칙!

2017.05.04. 오전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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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나를 사면 공짜로 하나를 더 준다. 쇼핑하다 보면 이런 1+1행사를 보면 아무리 계획성이 좋은 사람이어도 일단 한 번 멈추게 되죠.

맞습니다.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여기에 솔깃해서 덮어놓고 사다간 너무 많은 물건을 사게 돼 후회하기도 하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오늘 준비한 '생각연구소'에서는 쇼핑할 때, 흥정의 고수로 거듭나기 위해서 알아야 할! 심리학 비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우리 일상 속에서 가장 치열한 심리전이 오가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마트가 아닐까 싶어요.

저도 계획하고 가긴 했지만, 마트에 가면 필요 이상으로 지출하게 되거든요? 권재일 앵커도 그렇죠?

[앵커]
저는 그래서 밥을 미리 먹고 가는 편이긴 하거든요. 그래서 예상외의 지출을 줄이는 편이긴 한데요.

[앵커]
교수님은 어떠신지 궁금해요. 계획대로 지출하시는 편인가요?

[인터뷰]
저도 비슷한데요. 미리 밥을 먹고 가거나 그럴 때도 있고, 주로 미리 뭘 사야 할지 품목을 미리 적어가는 경우는 그래도 생각외의 지출을 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가끔 충동구매를 하기도 하죠.

[앵커]
1+1 상품 속에 숨어 있는 심리 법칙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하는데 실제로 이런 것 안에 심리 법칙이 숨어있긴 하는가요?

[인터뷰]
사실 교묘한 심리법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이 이와 관련해서 심리 실험을 했거든요? 한 번 보시죠.

[앵커]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아프리카 전체 국가 중 UN 회원국의 비율을 맞춰 보세요"

그 비율이 행운의 숫자보다 높을까요? 낮을까요?

20보다는 낮을 것 같은데, 실제로 30% 정도?

더 높아 보여요~

이렇게 룰렛을 돌려서 사람들에게 물어본 건데 행운의 바퀴에서 나온 숫자와 유사했다.

[앵커]
그런데 저는 좀 어려워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설명해주세요.

[인터뷰]
아프리카 전체 국가 중에서 UN 회원국이 얼마 정도인지 두 분 앵커들은 아시나요? 잘 모르시죠?

[앵커]
이걸 보면서도 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 하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이렇게 잘 모르는 것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행운의 바퀴를 돌려서 먼저 숫자가 나오게 하는 거예요.

그러면 어떤 사람은 숫자가 돌려서 20, 어떤 사람은 70 이렇게 나오잖아요.

그럼 20이라고 나온 사람에게 바퀴를 돌리고 난 다음에 아프리카 나라 중에 UN 회원국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20% 또는 30%로 얘기했다는 거죠.

또 하나는 70이 나온 사람에게 물어보면 70% 또는 90%까지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사실 그 사람들도 내용을 모르고 먼저 제시됐던 숫자, 행운의 바퀴에 나온 숫자가 하나의 기준점으로 된 거예요.

두 분, 사실 중요한 기준이 되니까 '앵커'라고 부르잖아요.

여기 숨어있는 법칙이 '앵커링 효과'라고 하는 게 있습니다. 앵커라고 하는 게 배의 닻을 말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배에서 닻을 내리게 되면 배가 움직일 수 있는 거리는 닻과 배의 밧줄 거리밖에 안 되거든요.

저희가 잘 모르는 정보를 가지고 얘기를 해야 할 때는 하나가 먼저 기준점을 제시하면 그거로부터 멀리 못 가게 된다는 말이죠.

그래서 이걸 다른 말로 '정박효과', '닻 내림 효과'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람들이 본 숫자가 기준점이 돼서 그거에 벗어나지 못해서 그걸 제시하게 된다는 얘기라는 뜻인 것 같은데, 1+1행사를 앵커링 효과로 이해할 수 있다고요?

[인터뷰]
우리가 할인 행사할 때 보면 놀라운 게 실제 원래 가격을 제시합니다.

원래 가격을 제시하고 나서 30% 할인, 이런 식으로 하죠.

사실 원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할인 가격을 줄 수 있잖아요. 원가를 제시하게 되면 원가가 하나의 기준점이 되게 됩니다.

그러니까 '아, 싸게 샀다', '합리적인 소비했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일종의 상술 같은 것이 되는데, 재밌는 게 원래 정가 가격을 보여주고 X표를 친 다음에 만 원짜리를 오천 원에 산다고 하면 '아, 대박'이라고 하는 거죠.

[앵커]
어떻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맨 처음에 만나게 되는 숫자 또는 첫인상 같은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우리 생활 속에서 또는 우리 행동 속에서도 이런 비슷한 게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 말씀하신 첫인상 효과 분명히 있죠.

그러니까 처음 우리가 사람을 봤을 때 느꼈던 인상이 기준점이 돼서 앵커링이 될 수도 있고요.

혹시 두 분은 명품 매장에 가보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못 가봤습니다만 가보면 가장 비싼 것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놔둬요.

그럼 사람들이 그걸 보면 멋지다고 생각하고 다른 상품을 보고 사게 되면 다른 것도 엄청 비싼데 훨씬 싸다고 느끼는 거죠.

저처럼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에는 학생들 성적보고서를 채점하잖아요?

그럼 이전에 이 학생이 몇 점 맞았나 보게 되면 다음 보고서 채점할 때 아무래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그게 정말 맞는 게 학원이나 이런 것들을 알아봤을 때 굉장히 높은 가격을 알아보다가 중간이나 그 이하 가격의 학원을 보면 '오 싸다, 이 정도면 할 수 있겠어.'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우리가 몰랐으면 모르겠는데, 이제 알고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잖아요. 앵커링 효과에 넘어가지 않고! 현명하게 소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일단 소비하는 것 자체가 지혜로운지 모르겠습니다만, 물건을 구매할 때는 사전에 뭘 살지 적어가는 게 좋겠고요.

두 번째는 시중가가 어떤지 비교해보는 습관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사실 할인된 가격에 샀다고 하더라도, 1+1으로 샀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계획 없이 샀으니까 마이너스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것을 생각하는 게 좋겠고요.

혹시 이 제품이 지금 꼭 필요한가, 이런 것을 반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해주시는 걸 들어보니까 앵커링 효과를 이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제가 20살보다 나이가 적을까요? 많을까요?"라고 하면 제 나이를 적게 보이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쇼핑할 때 흥정의 기술로 앵커링 효과를 쓸 수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 벌써 잘 이용하고 계신대요.

처음 만났을 때 '이게 얼마에요?'라고 먼저 물어보면 지는 거예요.

왜냐면 상대방이 먼저 선점해서 가격을 제시하니까 그때부터 타협이 시작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 가격 얼마죠?' 이렇게 먼저 선점해서 물어보는 것이 좋은데요.

사실 협상할 때 이런 식으로 어떤 사람들은 기준을 높게 제시합니다.

그럼 아무리 낮춰도 그 주변에서 결정될 테니까요.

이런 것들을 마케팅에서 많이 활용하죠.

[앵커]
그럼 먼저 제시하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렇죠. 왜냐면 먼저 얘기할 때 기준점이라고 생각되면 그것부터 생각하니까 '이것보다 싼가? 비싼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먼저 제시하는 쪽이 좀 더 흥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됩니다.

[앵커]
기준점을 잘 제시해야겠네요.

혹시나 그 기준점이 낮은데 우리가 제시한 게 높으면 손해 볼 수 있잖아요?

[인터뷰]
잘 못 하면 굉장히 관대한 사람이 되는 거죠.

[앵커]
그런데 이 앵커링 효과, 단순히 쇼핑할 때뿐만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다스릴 때도 활용할 수 있다고요?

어떤 식으로 가능한 건가요?

[인터뷰]
저희가 심리 치료할 때 특히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잖아요.

특히 낯가림하는 사람들, 사실 이런 사람들은 굉장히 불안해요.

그럴 때 하나의 어떤 긍정적인 기준점을 먼저 생각하는 겁니다. 뭐냐면 마음속으로 자신이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는 거죠.

그럴 때 손으로 주먹을 꽉 쥐면서 얘기하면 그게 기준점이 되니까 실제 만나는 사람이 어색할지라도 중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긍정적인 기준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걸 앵커링 효과에서 배울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은 앵커링 효과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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