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물 상식...수돗물은 맛있다?

우리가 몰랐던 물 상식...수돗물은 맛있다?

2017.03.21. 오후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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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이언스] 우리가 몰랐던 물 상식…수돗물은 맛있다?

■ 독고석 / 단국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앵커]
3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제25회 '세계 물의 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과 물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날인데요. '물의 날'을 맞아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지만 잘 몰랐던 물, 수돗물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오늘 '탐구 人'에서는 단국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독고석 교수와 함께 수돗물에 대한 다양한 상식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가 물 부족 국가임에도 잘 못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수도 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상하수도와 수돗물 역사가 생각보다 길고, 또 수준이 높다면서요?

[인터뷰]
1999년말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인류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과학기술을 선정하였는데 이때 선정된 기술이 의외로 [정수시설]이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 수명을 평균 30년 연장하게 해서 수여 받았다고 하네요.

이러한 수도시설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사실 불과 109년전인 1908년 뚝도 정수장입니다. 얼마 되지 않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98%의 수도보급율이 이루어진 상태이고요, 안전한 먹는 물을 보급을 위한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질분석도 250여개 항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습니다.

[앵커]
외국을 보면, 수돗물을 그냥 먹잖아요. 또 국내에서도 수돗물 음용을 권장하고 있던데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인터뷰]
수돗물은 국가의 모든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물입니다. 물 복지라고도 이야기하는데요. 수돗물을 직접 음용하는 각 국가별 퍼센트를 보면 영국이 70%, 미국이 56%, 일본 47%이지만, 한국은 5.4%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정수기술과 수도관 제조기술이 높아져서 이제는 미국이나 영국과 같이 수돗물을 직접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오히려 정수기 관리가 안 되어서 정수기 내부에서 미생물이 검출되거나 혹은 일부 얼음 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되어서 사회 문제화되는 것을 보면, 이제는 우리도 수돗물을 직접 먹는 것이 경제적이면서도 다양한 미네랄을 먹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세계적으로 수돗물맛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수돗물 맛이 7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방금 우리나라 수돗물 맛이 7위라고 하셨는데요. 정말 수돗물 맛이 좋은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한번 직접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는 건 어떠신가요?

앞에 놓인 세 가지 물은 하나는 정수기 물, 하나는 수돗물, 하나는 먹는샘물입니다.

어떤 게 수돗물일까요?

[앵커]
왜 이렇게 조금씩 다른 맛이 날까요? 세 물 모두 차이점이 있나요?

[인터뷰]
저희도 수돗물을 받아서 차게 한 후 다른 먹는 샘물, 정수기 물도 차게 해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가장 맛있는 물로 수돗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의 제조과정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물 맛 또한 차이가 있는데요.

우선 수돗물은 미네랄을 제외한 이물질을 정수과정에서 모두 거른 후 공급하기 때문에 미네랄이 남아 있습니다. 정수기는 필터가 매우 촘촘한 역삼투방식과 덜 촘촘한 중공사방식이 있는데요, 역삼투 방식은 너무 촘촘해서 미네랄까지 모두 걸러지게 되어서 맛이 밋밋합니다.

반면 덜 촘촘한 중공사 방식은 약간 칼칼하게 느끼시는 분이 있습니다. 먹는 샘물의 경우는 지하수나 높은 산의 하천수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는 수돗물과도 수질이 비슷하고 특정 미네랄도 함유되어있습니다.

[앵커]
막상 수돗물을 마시려고 보면 특유의 염소 냄새 때문에 꺼려지기도 합니다. 이 염소 냄새는 괜찮은 건가요?

[인터뷰]
사람들이 수돗물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그 냄새죠. 저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꼭 하는데요, 수돗물에서 염소 냄새가 나는 것이 안전할까요? 안 나는 것이 안전할까요? 앵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터뷰]
사실 먹는 물 수질기준이라는 우리나라 안전한 수돗물 기준에는 이러한 잔류염소 농도규정이 있어서 수도꼭지에서 바로 틀면 염소냄새가 약간 납니다. 염소가 있으면 미생물이 살수 없고, 염소가 없으면 미생물이 바로 증식합니다. 최근 정수기 미생물 검출도 염소냄새를 없애기 위해 활성탄을 썼기 때문에 바로 미생물이 증식하여 나온 결과입니다.

하지만 염소 성분은 잠시 후(20분 정도)면 모두 날라가기 때문에 수돗물은 물병에 넣어서 냉장고 두었다가 차게 해서 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염소냄새를 줄이기 위하여 염소는 중간중간 나누어 주입하는 분할주입 방식을 통해 수돗물에서 염소 냄새가 덜 나도록 조절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끔 뉴스에서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왔다 이런 기사도 접할 수 있는데요. 수돗물이 깨끗하더라도 관을 거쳐 오면서 혹시 더러워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꺼리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문제점들이 해결되어야 할까요?

[인터뷰]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오는 이유는 수돗물 자체가 오염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가정내 수도관이 노후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압축성장을 하면서 가정 내 수도관이 노후된 경우가 있었고요.

국가에서는 이러한 옥내 배관을 교체하기 위하여 매년 많은 예산을 세우고 있는데요. 만약에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노후한 옥내배관 교체 공사비의 50%~100%까지 지자체에서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울시의 경우 가구당 최대 150만원이 지원되고 부산시의 경우는 100% 지원되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여러분이 계신 지역의 상수도사업본부나 각 지자체 상수도 사업소에 연락문의 하시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물 관리 앞으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며 사람들의 인식과 정부의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인터뷰]
기후변화로 인하여 언제라도 가뭄과 홍수가 찾아 올 수 있습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물 재활용 정책, 유수율 향상 정책, 노후상수도 현대화사업 등은 지속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겠구요. 특히 옥내배관 교체를 통해서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깨끗한 수돗물을 보급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이렇게 많은 돈과 첨단 기술로 생산한 수돗물에 대한 홍보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직도 수돗물은 과거 녹물로 가득찬 못 먹는 물이라는 불신이 있어서 정수기를 사용하시는데요, 최근 정수기 사태를 보듯이 오히려 비싼 돈을 주고 먹는 정수기에서 관리소홀로 인해 미생물이 나오거나 중금속이 나올 수 있습니다.

수돗물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또 우리 국민도 마음 놓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단국대학교 독고석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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