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별 특성 따로 있다? 혈액형으로 보는 여러 가지 의학 상식

혈액형별 특성 따로 있다? 혈액형으로 보는 여러 가지 의학 상식

2017.02.24.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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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앵커]
신경은 앵커는 주변 사람들이 혈액형 많이 물어보곤 했죠?

주변에서 보통 저를 보면 A형 아니냐고 물어보시는데 실제로는 AB형이라 대답하면 깜짝 놀라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많이 안 물어보는데요. 누가 봐도 B형이라서 그런가, 실제로도 B형이거든요.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혈액형에 대해 관심도 많고 속설도 많죠.

맞습니다. 처음 사람을 만나면, 혈액형을 자주 물어보기도 하는데요.

그렇다면 혈액형은 어떻게 구분되고, 각각 어떤 특성이 있을까요?

고대 구로 병원 진단 검사 의학과 임채승 교수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보통 혈액형 하면 A형, B형, O형, AB형 네 가지만 떠올리기 쉬운데요.

혈액형의 종류 사실은 굉장히 다양하다고요?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혈액형이란 사람의 적혈구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을 말하는데요. 사람한테는 총 500개 이상의 항원이 존재합니다.

여기서 RH-D 원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RH 양성과 음성으로 또 나뉘게 됩니다.

이 외에도 더피식 혈액형, Kell 혈액형 등 몇백 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혈액형들이 다양합니다.


[앵커]
혈액형의 종류가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한데요. 이런 혈액형들은 어떻게 분류하는 건가요?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혈액 속 적혈구에는 항원이 존재하는데요. 항원에 의해 반응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항체입니다.

각 혈액 속에 항혈청, 그러니까 항체가 생기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혈액형을 분류하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대표적인 ABO 혈액형을 보자면, A형은 B형 항원에 반응하고, B형은 A형 항원에 반응하거든요. AB형은 둘 다 반응하고, O형은 A형 B형 항원이 모두 없기 때문에 반응하지 않고요.

그 반응한 결과를 가지고 각각 혈액형을 나누게 됩니다.

[앵커]
이렇게 사람마다 혈액형이 다른 이유는 무엇이며 혈액형을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혈액형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만 있을 뿐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왜 각각 다른지는 알지 못해도, 반드시 구분해야 하는데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외상이나 수술 같이 피를 필요한 경우 안전한 수혈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O형은 A, B 항체가 있기 때문에 꼭 O형만 수혈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상 가능성이 높은 군인이나 Rh 음성 혈액형은 따로 목걸이나 군번줄에 표시를 하죠.

그리고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에도 필요할 수 있으므로 미국은 운전면허증에 혈액형을 표시하는데요. 우리나라도 주민등록증 등에 혈액형을 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그 외에도 각각 인종들과 인류의 뿌리를 연구하기 위한 역학 조사용으로도 활용됩니다.

[앵커]
혈액형이 섞이게 되면 혈액이 굳어서 죽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게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 만약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혈액이 들어갔을 때 위험한 건가요?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AB 혈액형은 특별히 이것이 치명적이기 때문에 A형한테 B형의 혈액을 주게 되면 들어가자마자 응고가 일어나고 혈액이 깨지게 됩니다.

그러면 이것이 심장 등에 영향을 줘서 위험한 상태에 빠지고 심한 경우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혈액을 맞춰줘야 합니다.

[앵커]
보통 개인의 혈액형은 부모의 영향을 받죠?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네 맞습니다. 보통 혈액형의 유전은 멘델리안 유전 법칙을 따릅니다. 다들 교과 과정에서 한 번쯤 배우셨을 텐데요.

A형 B형 유전자가 우성이며 서로 대립하고 O형 유전자는 열성입니다.

예를 들어서 O형과 AB형을 가진 부모가 있다고 보면요. AB형은 A, B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O는 O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A형과 B형 아이만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O형과 AB형 사이서 O형이 태어난 적이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네. 이 경우는 한쪽 부모가 보통 혈액형 유전법칙에서 벗어난, Cis-AB형이라는 특이 혈액형을 가질 경우입니다.

이 Cis-AB형 우리나라에 많고 그중에서도 남해안에서 주로 나타나는 편이고요. 중국, 일본, 대만 등에서도 종종 나타납니다.

Cis-AB형은 한 유전자에 A, B 요소가 혼합 유전되는데요. 그래서 AB형과 O형 부모 사이에서 A B형이 아닌 AB형과 O형 자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특히 개인의 혈액형에 관심이 많죠. 혈액형에 따라서 성격이 다르다는 속설 때문인데요.

실제로 혈액형이 개인의 상태나 건강에 영향을 주기도 하나요?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성격 차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그런 내용을 많이 하는데 그런 내용 보다는 질병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먼저 O형 혈액형은 다른 혈액형보다 혈소판 응집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더피 음성 혈액형도 삼일열 말라리아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B형 유전자가 들어 있는 B형과 AB형 환자군은 다른 혈액형 환자들보다 위암에 걸리는 확률이 낮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혈액형은 타고나는 것으로만 알았는데요. 그런데 후천적으로 생기는 혈액형도 있다고요?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매우 드문 경우긴 한데요. 대장암 수술을 하거나 그람음성균에 의한 패혈증을 앓은 후에는 Acquired B로, 즉 후천적으로 혈액형이 바뀔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혈액형으로 골수이식을 하는 경우에도 혈액형이 바뀔 수 있고요. 백혈병 등에 의해서 본래 가지고 있는 혈액형이 약화되는 경우 원래 A형이었는데 O형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특히나 수술 후나 임신했을 경우에는 혈액형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면서요?

[임채승 / 고대구로병원 교수]
우리 몸이 다른 혈액형에 노출되면 면역 반응에 의해서 항체가 생깁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수술이나 임신인데요. 수술을 받을 경우 피를 수혈받게 되고요.

임산부는 자신과 다른 혈액형의 태아를 임신하게 될 경우 소량이라도 태아의 혈액이 체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임신 때는 괜찮지만, 두 번째 수혈을 받게 될 때나 임신할 경우에는 그 혈액형을 몸속에서 파괴하려는 반응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수술, 임신 후에는 혈액검사를 꼭 해보시고 의료진과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고대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임채승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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