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흉터', 완전히 지울 수 있는 방법?

상처의 '흉터', 완전히 지울 수 있는 방법?

2017.01.10. 오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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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흉터', 완전히 지울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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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아물면 흉터가 생긴다. 흉터에 대해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상처가 남지 않고 원래 피부로 돌아오는 방법을 밝혀냈다. 이전에는 포유류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이었다.

호주 과학매체 싸이언스알러트 보도를 보면 펜실베니아대 피부과 연구팀 대표 조지 코트사렐리스(George Cotsarelis) 교수는 "상처가 낫는 메커니즘을 조절해 흉터 없이 피부재생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피부재생 과정에서 모공을 가장 먼저 재생시킨 후 피부조직이 재생되도록 유도하면 흉터 없이 원래 피부로 재생된다고 설명했다.

왜 다른 것이 아닌 모공을 먼저 재생해야 할까? 생채기가 났을 때 그 자리에는 새로운 지방세포(adipocyte)가 자리 잡으면서 원래 피부와 새로운 피부가 혼재한다. 하지만 피부가 재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흉의 피부조직은 대부분 근섬유모세포(myofibroblast)로 이뤄져 있어 지방세포가 없다.




(▲ 상처가 아무는 과정을 설명해주는 영상. 영상 하단 설정에서 한국어 자막을 제공받을 수 있다/ Ted-ed)

결국 지방세포가 부족한 흉터는 피부재생 과정에서 원래 피부와 섞이지 못하고 아예 다른 형태의 피부조직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는 피부 노화와 같은 원리다. 나이가 들면서 상피의 지방세포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착색, 주름이 생기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흉터를 구성하는 근섬유모세포가 사실 지방세포로 변환될 수 있고,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흉터 조직이 원래 피부처럼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어류나 양서류에게서만 가능한 작용으로 알려져 있었던 일이다. 연구팀으로 참여한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줄기세포연구센터 막심 플리쿠스 조교수는 "피부재생을 향한 새로운 창을 열었다"고 평했다.

상처의 '흉터', 완전히 지울 수 있는 방법?

(▲ 모공이 형성된 피부에서 지방세포가 더 많이 발생했다/ Science)

특히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서 지방세포와 모공은 상관관계를 띄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우선 이들은 모공이 피부재생 과정에서 지방세포 형성을 도울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피부재생 과정에서 모공이 흉터 조직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위해 실험용 쥐와 실험실 배양 피부조직 샘플의 흉터에 인위적으로 모공을 만들었다.

결국 이들은 놀라운 원리를 발견했다. 피부조직에 모공이 형성되면서 뼈형성단백질(Bone Morphogenetic Protein, BMP)이라는 신호 단백질이 나오는데, 이 신호로 인해 흉터의 근섬유모세포가 지방세포로 변환된 것이다. 상처가 아무는 자리에 모공 형성을 유도하자 새로 생긴 피부는 원래 있던 피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코트사렐리스 교수는 "원래 근섬유모세포는 다른 세포로 바뀔 수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근세포가 안정적으로 지방세포가 된다는 걸 밝혔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연구 단계이기에 바로 일상에 도입할 순 없겠지만 지난 5일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을 시작으로 완전한 피부재생이 가능한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YTN PLUS 김지윤 모바일PD
(kimjy827@ytnplus.co.kr)
[사진 출처 = Sciencealert,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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