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프린터로 진단용 전자칩 '뚝딱'

가정용 프린터로 진단용 전자칩 '뚝딱'

2014.05.04. 오전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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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연구진이 복잡한 반도체 공정을 거쳐야만 했던 전자칩을 가정용 프린터로 인쇄해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병원균이나 오염물질을 진단하는 종이칩을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양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반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프린터기에서 미세 회로가 그려진 종이가 인쇄돼 나옵니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종이 전자칩입니다.

탄소파우더를 물에 섞어 전도성 잉크를 만든 뒤, 잉크젯 프린터기에 넣어 종이에 인쇄한 겁니다.

일반 종이는 물론 잡지나 신문 같은 재생용지와 사진 인화지 등 어디에든 인쇄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반도체 공정 없이도 가정용 프린터기가 있으면 단 몇 초 만에 전자칩을 종이에 인쇄할 수 있습니다.

연구실이나 공장이 아닌 집에서 누구나 쉽게 종이칩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고효진, 서강대 화학과 박사과정]
"(기존에는) 여러 화학물질이 들어가는 공정이 이뤄지고 굉장히 고가의, 복잡하고 위험한 물질들을 많이 쓰게 되는데, 저희는 가정용 프린터로 전도성을 갖는 잉크를 가지고 종이 위에 쉽게 인쇄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인쇄한 종이칩 표면에 보호막을 입혀 전기를 통해 물방울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치 계단을 오르내리듯 물방울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겁니다.

이를 이용하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질병 진단이나 박테리아 검출 등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회용 진단키트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인터뷰:신관우, 서강대 화학과 교수]
"가난한 나라나 자원이 없는 곳에서도 손쉽게 출력해 병원균을 측정하는 바이오칩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연구진은 아프리카의 난치병이나 풍토병을 진단하는 종이칩을 제작하는 등 적정기술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소재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게재됐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hw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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